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스마트폰 보급률을 끌어올리면서 2010년 이후 5년간 한국 GDP(국내총생산) 증가에 기여한 규모가 약 17조원에 이른다는 알파베타(글로벌 컨설팅 업체)의 분석이 나왔다. 또 한국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안드로이드의 연간 가치는 4조5000억원에 달했으며, 제조사·앱개발자·통신사에 미친 혜택도 컸다는 설명이다.

구글로서는 개방형 안드로이드 OS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확인받은 셈이다. 하지만 지배적 위치로 올라선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제조사들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는 결정적 기여를 했다. 아이폰 출시가 가져온 충격을 떠올리면 삼성전자와 구글은 서로 절묘하게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안드로이드 경제효과가 구글이 준 일방적 효과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 기업들에 또 하나의 숙제를 던지고 있다. 막대한 경제효과는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2010년 국내 첫 안드로이드 폰 출시 이후 5년 만에 30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안드로이드 기기 보급은 폭발적이었다. 여기에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 중 27%가 OS를 스마트폰 구입 결정의 주요 동기로 선택할 정도다.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구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플랫폼의 위력을 보여주는 OS에서도 영원한 강자는 없다.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OS 주도권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로 이동하듯이,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은 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모른다. 기업들이 OS 등 소프트웨어에서 다양한 옵션을 쥘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