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서비스발전법, 부작용 최소화 방향으로 검토"
“참을 인(忍)을 수없이 새긴 시간.”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다당제 실험 성공 등 80점을 주고 싶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가 23일 나란히 취임 100일을 맞았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의 입장이 엇갈린 고차방정식에서 참을 인을 수없이 새겨온 시간이었다”며 다당제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 온 소감을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한 가지 사안을 두고 각 당의 입장에 따라 경우의 수가 수십 가지에 이를 정도였다”며 “120석에 불과한 소수 여당 원내대표로서 신 4당 체제를 조율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과 ‘댓글 비난’을 받은 데 대해선 “여소야대 상황에서 협상이 불가피한데 협치를 위해 일부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에둘러 섭섭함을 보였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뒤 가장 큰 성과로 ‘일자리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통과 등을 꼽았다. 그는 “이번 추경으로 공무원 1만75명을 포함해 6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9월 정기국회와 관련, 우 원내대표는 야당이 요구하는 규제프리존 서비스발전법 등 규제완화법안에 전향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이면 야당이 요구하는 법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규제프리존 등 규제완화법안은 민주당이 야당 시절 줄기차게 반대해온 대표적인 법안이다.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김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을 점수로 매긴다면) 80점 이상 했다고 생각한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협치를 선도하는 중도정당으로서 위상을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고 다당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자평이다. 한때 한집안 식구였던 우 원내대표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살짝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알고 지낸 지 30년 됐는데 오랜 시절이 지나도 모르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섬세한 분인데, 너무 청와대와 행정부를 대변하는 여당 대표 역할을 하기보다 좀 더 균형 있게 정권 내에서 비판적인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좀 더 균형 있는 자세를 보이면 야당 협조를 더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국정운영이 효율적으로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하반기 운영전략에 대해선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을 통해 다당제의 가치와 중요성을 더욱 확산시키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정철/서정환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