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팬이 격하게 아낀다" 워너원 과자·화장품 '품절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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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워너원 효과'
오디션 프로로 11명 선발
"내가 뽑은 스타 키워줘야" 30대 여성팬들 지갑열어
롯데백화점 특설매장 1만명 방문
오디션 프로로 11명 선발
"내가 뽑은 스타 키워줘야" 30대 여성팬들 지갑열어
롯데백화점 특설매장 1만명 방문
요하이는 롯데제과가 작년 2월 야심 차게 내놓은 웰빙 유산균 과자다. 장 운동에 좋은 요거트 크림이 비스킷 사이에 들어 있는 샌드 형태로, 몸매를 생각하는 여성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했다.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지만 ‘대박 상품’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난달 갑자기 요하이 판매량이 월평균보다 150% 급증했다. 전국 판매점 곳곳에서 요하이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품절을 빚기도 했다. 과자 패키지에 인쇄된 아이돌 그룹 워너원(사진) 멤버들의 사진을 갖기 위해 팬들이 몰리면서 나타난 ‘워너원 효과’였다.
◆미다스의 손 된 워너원
소비재기업들이 앞다퉈 ‘워너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과자 맥주 화장품 신발업체들을 비롯해 백화점 마트까지 업종 불문하고 적극적이다.
워너원은 케이블방송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최종 선정된 11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 두 달여간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투표에 참여하며 ‘내가 만든 가수’라는 애착을 갖게 된 30대 골드미스와 10~20대 여성 팬들이 워너원 광고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맥주회사 하이트진로, 교복업체 아이비클럽, 스포츠브랜드 케이스위스 등도 ‘워너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월 워너원이 이니스프리 ‘화산송이 컬러 클레이 마스크’ 모델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 제품 매출은 300% 급증했다. 또 1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원하는 멤버의 포스터를 한 장씩 증정하면서 서울, 경기 일대와 주요 도시에선 일찌감치 포스터가 품절될 정도로 방문 고객이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엑스트라 콜드’는 성인멤버 6명(강다니엘, 김재환, 윤지성, 옹성우, 황민현, 하성운)을 모델로 제작한 광고가 방영된 이후 여성 소비자의 제품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는 홍대와 강남지역 업소에서 ‘워너원 맥주를 달라’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본사 담당부서와 영업사원들에게 특정 멤버가 나온 포스터와 브로마이드를 구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키워야 할 가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워너원 마케팅 전쟁에 동참했다. 티몬이 독점판매한 공식 기획상품 세트는 500개가 판매 시작 두 시간 만에 전부 팔렸다. 교통카드 11종과 피규어키링 11종으로 구성된 이 세트상품은 가격이 21만7800원에 달한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에서 지난 11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워너원 11인 피규어(4인치) 세트’(24만8000원)도 전체 물량의 40% 가까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11일 서울 명동 영플라자에 문을 연 워너원 특설매장은 이미 누적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워너원 신드롬이 식품과 유통업계로 고스란히 옮겨온 배경에는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 여성팬들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시청자 가운데 30~40대 여성을 합친 비중은 34%로, 10대 여성(24%)이나 20대 여성(13%)보다 많았다. 워너원은 다른 아이돌과 달리 팬들이 직접 투표해 데뷔시킨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애착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너원이 성공을 거둘 때까지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 혹은 가족 같은 마음을 가진 팬이 많아 앨범이나 굿즈 구매에 더 적극적”이라며 “활동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워너원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지만 ‘대박 상품’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난달 갑자기 요하이 판매량이 월평균보다 150% 급증했다. 전국 판매점 곳곳에서 요하이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고 품절을 빚기도 했다. 과자 패키지에 인쇄된 아이돌 그룹 워너원(사진) 멤버들의 사진을 갖기 위해 팬들이 몰리면서 나타난 ‘워너원 효과’였다.
◆미다스의 손 된 워너원
소비재기업들이 앞다퉈 ‘워너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과자 맥주 화장품 신발업체들을 비롯해 백화점 마트까지 업종 불문하고 적극적이다.
워너원은 케이블방송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최종 선정된 11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다. 두 달여간의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투표에 참여하며 ‘내가 만든 가수’라는 애착을 갖게 된 30대 골드미스와 10~20대 여성 팬들이 워너원 광고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면서 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와 맥주회사 하이트진로, 교복업체 아이비클럽, 스포츠브랜드 케이스위스 등도 ‘워너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6월 워너원이 이니스프리 ‘화산송이 컬러 클레이 마스크’ 모델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 제품 매출은 300% 급증했다. 또 1만원 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원하는 멤버의 포스터를 한 장씩 증정하면서 서울, 경기 일대와 주요 도시에선 일찌감치 포스터가 품절될 정도로 방문 고객이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엑스트라 콜드’는 성인멤버 6명(강다니엘, 김재환, 윤지성, 옹성우, 황민현, 하성운)을 모델로 제작한 광고가 방영된 이후 여성 소비자의 제품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는 홍대와 강남지역 업소에서 ‘워너원 맥주를 달라’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본사 담당부서와 영업사원들에게 특정 멤버가 나온 포스터와 브로마이드를 구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키워야 할 가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워너원 마케팅 전쟁에 동참했다. 티몬이 독점판매한 공식 기획상품 세트는 500개가 판매 시작 두 시간 만에 전부 팔렸다. 교통카드 11종과 피규어키링 11종으로 구성된 이 세트상품은 가격이 21만7800원에 달한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에서 지난 11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워너원 11인 피규어(4인치) 세트’(24만8000원)도 전체 물량의 40% 가까이 소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11일 서울 명동 영플라자에 문을 연 워너원 특설매장은 이미 누적 방문객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워너원 신드롬이 식품과 유통업계로 고스란히 옮겨온 배경에는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 여성팬들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시청자 가운데 30~40대 여성을 합친 비중은 34%로, 10대 여성(24%)이나 20대 여성(13%)보다 많았다. 워너원은 다른 아이돌과 달리 팬들이 직접 투표해 데뷔시킨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애착이 훨씬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너원이 성공을 거둘 때까지 책임지고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엄마 혹은 가족 같은 마음을 가진 팬이 많아 앨범이나 굿즈 구매에 더 적극적”이라며 “활동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워너원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