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의 청춘극장] "집 꾸미기 막막한가요?"…토니안도 반한 '홈디' 창업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젊은이들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창업 실패에 따른 리스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죠. 한경닷컴이 새롭게 선보이는 [조아라의 청춘극장]은 성공한 젊은 창업가들의 실전 스토리를 담아내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이들의 좌충우돌 도전기가 예비창업가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집이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 학원 강사 등을 하며 10년간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 썼습니다. 대학생 치고 큰 돈을 만졌지만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겼죠.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형경 홈디 대표(31·사진)는 고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 후 모든 걸 스스로 정하고 해결해야 했다. 그러느라 꿈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이 없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꿈'꾸길 시작했다. 그 결과가 한 차례 창업 실패 경험을 딛고 올해 2월 설립한 온라인 홈스타일링 업체 '홈디(HOME.D)'다.
고객이 온라인 의뢰를 하면 예산과 취향에 맞춰 디자이너가 컨설팅을 해주는 방식이다. 창업 1년이 채 안 됐지만 이미 300여 개 공간 컨설팅을 진행했다. 고객 의뢰와 매출이 월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이달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 입주했다. HOT 멤버 토니 안의 집 인테리어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공이 경제학과이다 보니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달랐죠. 사실 제 점수에 맞춰 학과를 선택했었거든요. 친구들에게 물어선 답이 안 나올 것 같았어요. 혼자만의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 길로 이 대표는 텐트 하나를 들고 한강에 나갔다. 오롯이 혼자 집중할 공간이 필요해서다. 노트 한 권에 '하고 싶은 것'과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적어내려갔다. 행복의 시작과 끝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디를 구상한 배경이다. 기존 배달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꾼 '배달의민족' 성공 사례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무턱대고 창업한 게 아니다. 먼저 인터넷 카페에 홈 스타일링을 도와준다는 글을 올렸다. 이미 물색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고객을 무료로 연결해줬다. 일종의 '베타테스트'였던 셈이다. 이때 신청 고객이 40여 명. 반응이 좋았다. "사업성이 있다"는 느낌이 왔다. 약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창업, 지금은 직원은 5명과 디자이너 15명이 속한 회사로 자랐다.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인테리어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가 제안한 스타일에 '컨펌'만 하면 되니 편하죠. 들어가는 돈만 비용이 아니죠. 혼자 하나하나 알아보는 게 '비용'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만족감이 큽니다." 홈디는 컨설팅 진행 전 고객 직업과 생활 패턴, 취향 등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디자이너를 매칭한다. 고객 예산 수준의 가구, 소품 리스트 등을 제안한다. 철거 등 품이 크게 들어가는 작업은 가급적 배제하고 최소 시공을 지향한다.
기존 인테리어 업체와 다른 점은 '견적'을 내지 않는다는 것. 평수에 상관없이 공간당 19만9000원의 컨설팅 비용에 추가 인테리어 가구와 소품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주인은 소품 등을 배송받은 후 디자이너가 보낸 시각 자료를 보며 배치하는 식이다.
가격은 최소화하고 고객 취향은 최대한 살리는 '가성비'가 홈디의 강점이다. 집을 바꾸고 싶어도 혼자서는 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 것도 주효했다.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생활에 민감한 유명인들 의뢰도 들어온다. 토니 안은 거실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는 '홈바'(Home Bar)'를, 부엌에는 생활습관을 감안해 '편의점' 을 만들었다. 아나운서, 정치인, 사업가,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고객층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홈 스타일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100만 원 이하로 집을 꾸미고 싶어하는 대학생이 생겼어요. 부모에게 허락을 구하고 홈디 서비스를 신청한 중학생도 있었죠. 자기 방을 꾸미고 싶다고 용돈 20만 원을 모았더라고요(웃음)." 이 대표는 소속 디자이너도 또 하나의 고객으로 여긴다고 했다. 컨설팅이라는 지적 재산권, 디자이너의 노하우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의 경력을 인정하고 잘 대우해주는 게 홈디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강을 바라보며 삶에 대한 고민을 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노트에 적었던 꿈들도 조금씩 이뤄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생각하고 기획한 서비스들을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감사한 마음이 커요. 내년에는 고객과 디자이너가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여러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집이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 학원 강사 등을 하며 10년간 생활비와 학비를 벌어 썼습니다. 대학생 치고 큰 돈을 만졌지만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겼죠. '행복'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형경 홈디 대표(31·사진)는 고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 실패 후 모든 걸 스스로 정하고 해결해야 했다. 그러느라 꿈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할 겨를이 없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꿈'꾸길 시작했다. 그 결과가 한 차례 창업 실패 경험을 딛고 올해 2월 설립한 온라인 홈스타일링 업체 '홈디(HOME.D)'다.
고객이 온라인 의뢰를 하면 예산과 취향에 맞춰 디자이너가 컨설팅을 해주는 방식이다. 창업 1년이 채 안 됐지만 이미 300여 개 공간 컨설팅을 진행했다. 고객 의뢰와 매출이 월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아 이달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 입주했다. HOT 멤버 토니 안의 집 인테리어를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공이 경제학과이다 보니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달랐죠. 사실 제 점수에 맞춰 학과를 선택했었거든요. 친구들에게 물어선 답이 안 나올 것 같았어요. 혼자만의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 길로 이 대표는 텐트 하나를 들고 한강에 나갔다. 오롯이 혼자 집중할 공간이 필요해서다. 노트 한 권에 '하고 싶은 것'과 '살고 싶은 삶'에 대해 적어내려갔다. 행복의 시작과 끝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디를 구상한 배경이다. 기존 배달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바꾼 '배달의민족' 성공 사례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무턱대고 창업한 게 아니다. 먼저 인터넷 카페에 홈 스타일링을 도와준다는 글을 올렸다. 이미 물색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고객을 무료로 연결해줬다. 일종의 '베타테스트'였던 셈이다. 이때 신청 고객이 40여 명. 반응이 좋았다. "사업성이 있다"는 느낌이 왔다. 약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창업, 지금은 직원은 5명과 디자이너 15명이 속한 회사로 자랐다.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인테리어 시간이 단축된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가 제안한 스타일에 '컨펌'만 하면 되니 편하죠. 들어가는 돈만 비용이 아니죠. 혼자 하나하나 알아보는 게 '비용'이란 것을 아는 사람은 만족감이 큽니다." 홈디는 컨설팅 진행 전 고객 직업과 생활 패턴, 취향 등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디자이너를 매칭한다. 고객 예산 수준의 가구, 소품 리스트 등을 제안한다. 철거 등 품이 크게 들어가는 작업은 가급적 배제하고 최소 시공을 지향한다.
기존 인테리어 업체와 다른 점은 '견적'을 내지 않는다는 것. 평수에 상관없이 공간당 19만9000원의 컨설팅 비용에 추가 인테리어 가구와 소품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주인은 소품 등을 배송받은 후 디자이너가 보낸 시각 자료를 보며 배치하는 식이다.
가격은 최소화하고 고객 취향은 최대한 살리는 '가성비'가 홈디의 강점이다. 집을 바꾸고 싶어도 혼자서는 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한 것도 주효했다.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사생활에 민감한 유명인들 의뢰도 들어온다. 토니 안은 거실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는 '홈바'(Home Bar)'를, 부엌에는 생활습관을 감안해 '편의점' 을 만들었다. 아나운서, 정치인, 사업가,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고객층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홈 스타일링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100만 원 이하로 집을 꾸미고 싶어하는 대학생이 생겼어요. 부모에게 허락을 구하고 홈디 서비스를 신청한 중학생도 있었죠. 자기 방을 꾸미고 싶다고 용돈 20만 원을 모았더라고요(웃음)." 이 대표는 소속 디자이너도 또 하나의 고객으로 여긴다고 했다. 컨설팅이라는 지적 재산권, 디자이너의 노하우에 정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의 경력을 인정하고 잘 대우해주는 게 홈디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한강을 바라보며 삶에 대한 고민을 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노트에 적었던 꿈들도 조금씩 이뤄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생각하고 기획한 서비스들을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감사한 마음이 커요. 내년에는 고객과 디자이너가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여러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