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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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호텔신라의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너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조정을 받았다. 반면 호텔신라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그룹 내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르고 있다.

◆ "삼성전자, 조정 단기에 그쳐"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5000원(1.06%) 하락한 23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한 달 새 약 5%대 떨어졌다,

그룹 총수 구속으로 경영권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간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 신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공판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이 부회장의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1~2%대의 단기적인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지난 1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삼성전자 주가는 2.14% 하락했었다. 2월 특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조사를 진행할 당시에도 주가는 1.04% 떨어졌다. 3월 구속영장 재청구 당시에는 1% 내렸다.

하지만 오너리스크에 따른 조정은 단기에 그칠 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현재 주가를 이 부회장의 구속 전(2월 16일 가준)과 비교하면 24.14% 올랐다.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총수의 구속, 지주 전환 포기,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등 위기 상황에서도 주가는 올랐다"며 "양호한 펀더멘털로 기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기업의 경쟁력과 실적에 기반한 평가를 내렸다"고 판단했다.

다만 변수는 이날 열리는 1심 선고 결과다.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전 사례들과는 달리 주가 하락세가 길어질 수 있다.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 전략과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 "호텔신라 주가, 반짝 반등일 것"

이날 단기 조정을 겪었던 삼성전자와는 달리 호텔신라 주가는 올랐다. 전날보다 0.78% 상승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7%가량 올랐다.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이 사장의 그룹 내 역할론이 조명되면서 '이부진 주식'이라 불리는 호텔신라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신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선고를 앞두고 이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호텔신라는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향후 호텔신라 주가가 이 부회장의 리스크와 깊은 연관성을 보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리스크에 주가가 잠깐 반등할 수는 있지만 호텔신라의 주가에 오래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라며 "설령 이 부회장이 유죄 선고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 사장의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