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보건복지부를 ‘깜짝’ 방문했다. 지난 1월 세 아이의 엄마인 복지부 공무원이 휴일 출근 중 청사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과 관련, 문 대통령이 직접 해당 부처 공무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예정된 기획재정부 등 업무보고가 시작되기 35분 전 사전 공지 없이 복지부 복지정책관실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복지부 복지정책관실 기초의료보장과에서 일한 고(故) 김선숙 사무관의 자리로 가서 침통한 표정으로 관계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지난 1월 김 사무관이 휴일 출근길 청사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문 대통령은 ‘가슴이 무너진다’며 애도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일하고 가정에서도 생활할 수 있어야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며 “복지 공무원들이 일은 많다. 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함께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제가 연차도 사용해야 한다고 열심히 주장하면서 저부터 솔선수범하려고 하고 있는데 직원분들 연차 휴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실거냐”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남성 육아휴직을 독려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그 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기가 쉽지 않다”며 “아빠들은 더더욱 그렇다.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복지부는 남성 육아휴직을 다녀오면 가점을 주고 있다. 승진 과정에서 절대 불리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적당한 시기에 육아휴직 사용률, 특히 아빠 유아휴직 사용률을 부처별로 받아보자”고 지시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