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림, 4년 만에 우승 '정조준'
2013년 11월10일.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차 최유림(27·사진)은 ADT캡스챔피언십 최종일 3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몰아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를 기록한 그는 장하나(25·비씨카드)와 연장전에 들어갔고, 연장 두 번째 홀에서 9m짜리 버디를 잡아내 생애 첫 승을 올렸다. 2013년은 김세영(24·미래에셋), 김효주(22·롯데), 박성현(24·KEB하나은행) 등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시기. 장하나는 당시 3승을 올리며 상금 순위 1위를 달렸다. ‘대어’들을 모두 따돌리고 새 스타 탄생을 예고했던 최유림은 그러나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고, 팬들의 기억에서도 점차 멀어졌다.

최유림이 4년여 만에 우승 기회를 잡았다. 25일 강원 정선 하이원CC(파72·6516야드)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쳤다. 1라운드 5언더파를 합쳐 중간합계 8언더파로 단독 선두(오후 5시 현재)다.

1라운드 잔여경기 11개 홀을 포함해 이날 총 29개 홀을 소화한 최유림은 체력적 부담에도 보기는 2개만 내준 채 버디를 10개나 잡아내는 안정된 샷감을 뽐냈다. 10번홀(파4)에서 2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17번홀(파4)에서 20m짜리 칩인 버디를 잡아내는 등 빼어난 어프로치 샷으로 타수를 차근차근 줄였다. 8번홀(파3)과 18번홀(파4)에서도 어프로치 샷을 홀 근처에 바짝 붙여 갤러리들의 갈채를 받았다.

최유림은 경기를 끝낸 뒤 “오랜만에 선두에 올라 감회가 새롭다”며 “몸을 푼다는 느낌으로 3라운드를 잘 소화해 첫 승 기회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1라운드 잔여경기 1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최유림과 공동 선두에 올라선 이보미(29)는 전후반 보기 3개, 버디 3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유림에 3타 뒤진 단독 2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