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강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철강 수입 제한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로이터통신은 누코, 아르셀로미탈, US스틸 등 미 철강업계 25개사 최고위급 임원들이 “철강 수입 증가로 미국 철강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수입 제한 조치를 요구했다고 25일 보도했다. 임원들은 서한에서 “지난 4월 상무부 조사 개시 이후에도 수입 물량이 급증했다며 6월 조사 결과 수입 철강이 미국 시장의 30%를 차지해 2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철강협회(AISI)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미국의 철강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22% 늘었으며 수입 철강의 시장 점유율은 28%였다. 철강업계는 한국 등 철강 수출국에 화살을 돌렸다.

서명에 참여한 톰 깁슨 AISI 회장은 “터키, 한국 등 철강업체들이 미국을 표적 삼아 초과 생산분을 떠넘기느라 미국의 철강업체 가동률은 75%를 맴돌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수준이 못 된다”고 지적했다.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수입 철강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상무부는 6월 말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잠정 보류했다. 무역확대법 232조에 따르면 조사 결과를 받은 대통령은 90일 이내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철강 수출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와 세금, 기반시설 문제 처리를 끝낸 뒤 외국산 철강 관련 관세 조치를 다룰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미국 철강업계는 상무부 조사 발표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외국산 철강이 미국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