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경기를 이끌어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잇단 신차 출시와 큰 폭의 할인 혜택에도 차량 판매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주요 자동차 업체가 지난 25일 공개한 주간 차량 판매실적에 따르면 이번달 미국 내 승용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약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그러나 “올해 8월 영업일수가 전년 동월보다 길어 나타난 착시효과일 뿐”이라며 “영업일수 증가 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8월 판매실적은 월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8월 자동차 판매실적이 부진한 주된 이유로는 SUV 판매 저조를 꼽았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이 판매하는 SUV 차량 한 대당 평균 할인액은 지난해 2400달러 전후였지만 올 들어선 3200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GM의 크로스오버 SUV ‘GMC테라인’을 비롯해 신차도 대거 출시됐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의 재고는 생산일수 기준으로 61일치에 이른다. 작년보다 7%가량 증가했다.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뜻이다.

존 머피 BoA메릴린치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78종인 미국 내 SUV 모델 수가 2020년이면 110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SUV 시장이 점차 공급과잉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