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의 5㎿급 원자로와 농축우라늄 시설을 계속 가동하는 것으로 재확인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25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 분석 결과 경수로 공사장에서 특정한 원자로 구성요소를 조합하는 활동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IAEA는 “원자로 안전격납 건물에 주요 원자로 구성요소가 들어간 정황이 관측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수로의 전기공급 설비(스위치야드)와 전력공급망을 연결하려는 것으로 관측되는 작업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현재 공을 들이는 원자로는 기존 실험용 원자로(5㎿ 흑연감속로)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IAEA는 증기와 냉각수가 관측된 것으로 미뤄 기존 흑연감속로도 1년 전부터 계속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과거 원자로 운용 주기를 분석할 때 기존 흑연감속로의 운용이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핵탄두의 또 다른 원료인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영변 시설이 가동돼온 사실도 보고서에서 재확인됐다. 보고서는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설치 장소로 추정되는 곳과 인접한 건물에서 공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IAEA는 “이런 행동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이행과 관련 현안 해결을 위해 즉시 IAEA와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위해 중국 내 북한과의 합작기업 설립과 관련 기업 투자 확대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날 북한의 중국 내 외자기업 설립 및 투자 확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2017년 제47호 공고’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 기업이나 개인은 중국에서 합작기업, 합자기업, 외자기업 등을 새로 설립할 수 없다.

북한이 이미 세운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금지된다. 상무부는 중국 역외투자관리법 등에 근거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대북 투자와 투자 확대 등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 기업과 개인에게 제재 조치를 가한 것에 반발해 중국도 대북 제재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선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미국 등의 독자 제재 조치에 대해 “중국 사법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반발하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기업이나 개인이 있다면 중국법에 따라 자체적으로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