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일단 모아라"…매장도 차별화
유통업체들의 콘텐츠 차별화는 상품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공간을 독특하게 구성하거나 다른 곳에 없는 새로운 매장을 내는 일도 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지난 5월 말 문을 연 무료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별마당 도서관’(사진)이란 이름이 붙은 이 도서관은 2개 층 2800㎡ 규모로, 보유 서적이 5만여 권에 이른다.

이 도서관이 개장한 뒤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인근 점포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는 게 점주들의 얘기다. 특히 13m 높이의 대형 서가는 ‘사진 찍기 좋은 곳’이란 입소문이 돌면서 10~20대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쇼핑몰 전체를 테마파크처럼 꾸몄다. 옥상에는 북한산이 보이는 야외 수영장이 있다. 미용실, 네일숍 등 여성들이 이용하는 ‘뷰티 빌리지’, 볼링 당구 다트 등의 게임을 할 수 있는 ‘펀시티’ 등도 처음 선보였다. 이런 공간이 전체 면적의 27%를 차지한다.

롯데마트도 ‘공간 혁신’을 꾀하고 있다. 대형마트 매출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공간에 답이 있다’는 김종인 대표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개점한 롯데마트 양평점은 1층 핵심 공간에 상품 판매대를 두지 않았다. 화분 200여 개를 배치하고 그 중간에 테이블과 의자 수백 개를 놓아 공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마트에서 구입한 식재료를 그 자리에서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그로서란트’도 도입했다. 스테이크를 구입해 가져가면 먹을 수 있게 구워주는 식이다. 롯데마트는 이 그로서란트를 차별화된 콘텐츠로 다른 점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점포 옥상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생활스포츠인 풋살 경기장으로 바꾸고 있다. 지역사회와 기업이 소통하는 공간이라는 설명이지만, 풋살을 즐긴 뒤 매장으로 내려와 상품을 구입하는 ‘샤워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인천 인하점과 청라점을 시작으로 20여 개 점포로 풋살 경기장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