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던트’. 샐러리맨과 스튜던트의 합성어로 직장에 다니면서 자기계발 공부를 병행하는 이들을 뜻한다. 박기춘 현대엔지니어링 과장(38·사진)은 여기에 저자와 강사라는 이름을 더했다. 지난 4월 《코딩시대》를 발간하면서부터다. 책에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디지털화하고 있는 일상과 산업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박 과장은 이른바 ‘전통 산업’으로 통하는 건설업계에서 일한다. 언론 등에 4차 산업혁명이 자주 오르내리는 것을 보며 자신이 하는 업무엔 과연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했단다. 관련 서적을 찾아봤지만 일반 직장인이 활용할 만한 내용을 건지기는 어려웠다. 대부분 인공지능(AI) 등 특정 분야에만 한정되거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이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떠드는 식이었다.

박 과장은 직접 해외 사례를 모으며 전문가들을 찾아나섰다. 그러다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박 과장은 “컴퓨터 언어와 코딩은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임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의 공부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일단 업무 외 시간에 짬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야근하고 난 날엔 그저 쉬고 싶을 때도 많았다. 그가 책을 쓰게 된 것도 그런 일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기한이 있는 ‘숙제’가 주어진다면 훨씬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책을 출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내용을 채워갔다.

그의 필명은 ‘BART’다. 비즈니스(business)와 예술(art)를 섞어 만들었다. 지식을 활용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가 공부한 내용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는 데 힘쓰는 이유다. 주말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연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보통의 직장인에게도 중요한 변화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과장은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과 AI 등 특정 기술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며 “일반 직장인들도 새 변화에 맞게 능력과 직무를 계발해 새로운 업무 분야를 열어가는 ‘창직(創職)’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