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잇단 흥행… 자금조달 속도내는 건설사들
국내 5위(시공능력 기준) 건설사 대림산업(신용등급 A+)과 19위 태영건설(A-)이 올해 두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롯데건설이 최대 낙찰가율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건설사 회사채에 기관투자가 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등급 A급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다음달 중순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는 목표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3년물 700억원어치와 5년물 300억원어치 두 가지를 찍을 예정이다. 기관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다음달 7일께 이뤄질 계획이다. 오는 11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2000억원어치를 차환하기 위한 용도라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다른 건설사들이 만기를 2~3년 정도로 잡았던 것에 비해 대림산업은 만기가 긴 5년물을 찍을 정도로 성공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탄탄한 실적이 자리잡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5조6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영업이익은 2570억원으로 13.3% 늘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최근 업황이 좋은 석유화학 사업도 함께 하고 있어 다른 건설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양호한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주택 부문 실적이 개선됐고, 석유화학 부문 수익성도 좋아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6월 발행에서도 당초 1000억원어치를 찍기로 했다가 기관 수요가 몰려 2000억원으로 증액했다.

지난 1월 공모채 500억원어치를 발행한 태영건설은 다음달 중순을 목표로 600억원어치 발행을 추진 중이다. 주관사는 현대차투자증권이며 발행 예정일은 다음달 20일께다. 태영건설은 이달에 이미 사모로 두 차례에 걸쳐 총 400억원어치 발행을 마쳤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건설사 회사채의 물량이 적지 않아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건설사 회사채의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대우건설 등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다른 대형 건설사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