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제조업 지표들이 상승하면서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콩H지수가 급등하자 한때 국내 재테크 시장을 공포에 빠뜨렸던 주가연계증권(ELS)도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살아나는 중국 경기… 다시 대륙에 쏠린 눈
◆철강·기계·화학주 호재

2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1.13포인트(0.93%) 오른 3362.65에 마감했다. 2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300선을 돌파한 것은 작년 1월 이후 1년7개월 만이다. 지난달 이후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대부분 조정받았지만 중국 증시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홍콩H지수도 이날 0.48% 오른 11,342.07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게 호재로 작용했다. 7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1로 전달보다 0.7포인트 올랐다. 달러 약세도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정숙 KB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위안화 강세는 항상 중국 증시의 랠리를 가져왔다”며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서부를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되면서 경기 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제조업 수요가 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철강·금속·기계 등 경기민감주도 관심을 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굴삭기 시장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목표주가를 1만1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중국발(發) 훈풍은 국내 철강·금속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달 이후 16.5% 올랐다. 같은 기간 국제 구리값 상승세에 힘입어 풍산(26.9%)과 LS(15.3%)도 뛰었다. 부타디엔 에틸렌 등 화학제품 수요가 늘면서 화학주의 반등도 기대된다.

◆홍콩 ELS 손실 만회 ‘눈앞’

중국 증시와 관련된 파생상품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던 홍콩 ELS도 부활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콩H지수 ELS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국내 ELS 발행 잔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2015년 5월 15,000선에 육박했던 홍콩H지수가 작년 2월 7500선으로 반 토막 나면서 큰 손실을 안겼다.

올 들어 홍콩H지수가 21.3% 올라 11,000선을 회복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금 손실 구간에 속한 홍콩H지수 ELS 규모는 작년 8조원대에서 현재 2조4224억원까지 줄었다. 김도엽 KB증권 에쿼티파생영업부장은 “올해 말까지 홍콩H지수가 12,000선에 도달하면 대부분 투자자가 원금을 조기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지수에서 약 5% 상승하면 홍콩H지수는 12,000선을 넘는다.

간편하게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홍콩 우량주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항셍25’는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18.4% 올랐고 ‘KBSTAR 중국본토대형주CSI100’은 18.2% 상승했다. 홍콩H지수 상승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KODEX China H 레버리지(H)’는 올 들어 수익률이 48.5%에 달한다.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한다면 금융·보험·건설·자동차 관련주가 유망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KB증권은 메이디그룹 지리자동차 구이저우마오타이 핑안보험 등을 추천했다. 하이투자증권은 AIA그룹 둥펑자동차 신화생명보험 등을 꼽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