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5위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롯데그룹 4개 계열사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안건을 처리한다. 안건이 임시주총에서 결의되면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분할 및 분할합병안은 주총 특별결의 안건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롯데는 4개사 모두 안건 통과에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4개사 공시에 따르면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뺀 롯데 측 우호 지분은 롯데제과 52.3%, 롯데쇼핑 55.7%, 롯데칠성은 50.1%, 롯데푸드는 48.2% 등이다. 여기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던 국민연금기금도 지난 25일 롯데 4개사의 분할합병안에 찬성하기로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제과 4.03%, 롯데쇼핑 6.07%, 롯데칠성 10.54%, 롯데푸드 1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지분은 롯데제과 10.83%, 롯데쇼핑 8.9%, 롯데칠성 4,1%, 롯데푸드 2.0% 수준이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롯데제과 22.91%, 롯데쇼핑 29.49%, 롯데칠성 33.32%, 롯데푸드 34.47% 등인 만큼 안건을 부결시키려면 대다수의 소액주주가 반대해야 한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수적으로 롯데 계열사만 찬성한다고 가정하고 안건을 부결시키려면 25% 안팎의 반대 지분이 필요하다”며 “다소 잡음은 있겠지만 주총 통과에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지주사 설립이 확정되면 주요 경영진에 대한 배임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모임은 성명에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3개사가 21일 공시를 통해 4개사 분할합병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은 임시주총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주주를 호도하려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