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달라졌다… 전장기업 ZKW에 1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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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최대 1조 딜 추진
M&A에 소극적이던 LG "사야 한다면 과감히 나서라"
ZKW에 1년 넘게 공들여…파나소닉도 눈독들이는 알짜
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M&A에 소극적이던 LG "사야 한다면 과감히 나서라"
ZKW에 1년 넘게 공들여…파나소닉도 눈독들이는 알짜
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마켓인사이트 8월29일 오전 11시4분
LG전자가 1조원대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LG그룹 창립 이후 최대 금액으로 대상은 차량 헤드라이트 등을 생산하는 오스트리아 업체 ZKW다.
29일 투자은행(IB)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ZKW 매각과 관련한 본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나소닉 등 다른 전자업체도 뛰어든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선정될 전망이다.
◆단번에 차량용 조명시장 평정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장(電裝)사업 다각화를 위해 1년6개월 이상의 검토를 거쳐 ZKW 인수에 나섰다”며 “인수 의지가 무척 강하다”고 전했다. M&A업계에서는 ZKW의 매각 규모가 12억달러(약 1조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ZKW는 세계 최대 차량용 헤드라이트 및 조명 공급업체로 오스트리아와 인도, 중국 등지에 5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0년 3억유로에 못 미치던 매출이 올해 12억유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빠르다.
차량용 조명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ZKW, SL코퍼레이션, 이치코 등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헤드라이트가 차량 디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신차 개발 초기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ZKW 등과 협업한다. 기술력뿐 아니라 오랫동안 쌓은 신뢰관계가 중요한 분야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장업계 관계자는 “국가마다 다른 헤드라이트 및 실내등 밝기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등 생각보다 까다로운 분야”라며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 단번에 시장 선두권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공급하는 LG하우시스, 차량용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를 생산하는 LG이노텍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A 고삐 죄는 LG
LG전자는 유상증자 대신 사내 유보금과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 자체 전장사업 및 태양광 사업에 매년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어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부족한 돈은 실트론 매각으로 6200억원을 확보한 (주)LG가 댄다. (주)LG와 LG전자가 공동으로 인수한다는 얘기다.
M&A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해온 LG의 기류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M&A 한 건에 수조원을 쏟아넣는 삼성, SK와 달리 LG그룹은 그동안 5000억원 이상을 들인 M&A를 한 적이 없다. 2010년 LG생활건강이 4666억원에 인수한 더페이스샵, 지난해 LG화학이 4245억원에 사들인 팜한농 정도가 눈에 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LG의 성장전략이 이번 M&A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과거 대형 M&A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빠른 속도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M&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구본준 (주)LG 부회장은 전장사업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부회장이던 2013년 전장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한 그는 지난해 (주)LG로 자리를 옮겨서도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을 비롯해 LG화학, LG이노텍 등의 전장사업부 경영자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노경목/정영효 기자 autonomy@hankyung.com
29일 투자은행(IB)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ZKW 매각과 관련한 본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나소닉 등 다른 전자업체도 뛰어든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선정될 전망이다.
◆단번에 차량용 조명시장 평정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장(電裝)사업 다각화를 위해 1년6개월 이상의 검토를 거쳐 ZKW 인수에 나섰다”며 “인수 의지가 무척 강하다”고 전했다. M&A업계에서는 ZKW의 매각 규모가 12억달러(약 1조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ZKW는 세계 최대 차량용 헤드라이트 및 조명 공급업체로 오스트리아와 인도, 중국 등지에 5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GM, 포드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010년 3억유로에 못 미치던 매출이 올해 12억유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세가 빠르다.
차량용 조명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ZKW, SL코퍼레이션, 이치코 등 3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헤드라이트가 차량 디자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신차 개발 초기부터 완성차 업체들은 ZKW 등과 협업한다. 기술력뿐 아니라 오랫동안 쌓은 신뢰관계가 중요한 분야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장업계 관계자는 “국가마다 다른 헤드라이트 및 실내등 밝기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는 등 생각보다 까다로운 분야”라며 “LG전자가 ZKW를 인수하면 단번에 시장 선두권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차량 내부 인테리어를 공급하는 LG하우시스, 차량용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를 생산하는 LG이노텍 등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A 고삐 죄는 LG
LG전자는 유상증자 대신 사내 유보금과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 자체 전장사업 및 태양광 사업에 매년 수천억원을 투자하고 있어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 부족한 돈은 실트론 매각으로 6200억원을 확보한 (주)LG가 댄다. (주)LG와 LG전자가 공동으로 인수한다는 얘기다.
M&A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의사결정을 해온 LG의 기류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M&A 한 건에 수조원을 쏟아넣는 삼성, SK와 달리 LG그룹은 그동안 5000억원 이상을 들인 M&A를 한 적이 없다. 2010년 LG생활건강이 4666억원에 인수한 더페이스샵, 지난해 LG화학이 4245억원에 사들인 팜한농 정도가 눈에 띈다.
재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는 LG의 성장전략이 이번 M&A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과거 대형 M&A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빠른 속도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M&A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구본준 (주)LG 부회장은 전장사업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부회장이던 2013년 전장사업을 전담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한 그는 지난해 (주)LG로 자리를 옮겨서도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을 비롯해 LG화학, LG이노텍 등의 전장사업부 경영자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노경목/정영효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