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언, 푸틴 대변인에 보낸 이메일서 "적절한 사람 만남 주선해달라"
세이터, 코언에 보낸 이메일서 "푸틴 끌어들여 트럼프 당선시킬 수 있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그룹의 모스크바 개발 사업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의 투견'으로 불릴 만큼의 최측근 인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자 트럼프 그룹의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WP가 입수한 미 하원 공식자료에 따르면 코언은 지난해 1월 모스크바에서의 '트럼프 타워' 개발 사업이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푸틴 대통령의 개인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에게 도움을 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코언은 이메일에서 "지난 몇 달간 트럼프 타워 개발을 위해 러시아에 있는 한 회사와 일해왔다 - 모스크바에서의 모스크바 개발 프로젝트"라며 "양측의 소통이 오도 가도 못하고 정지된 상태"라고 말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코언은 또 "이 프로젝트는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당신이 나와 접촉해 적절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세부 사항들을 논의하기를 공손히 요청한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메일과 관련, 코언은 의회에 "페스코프로부터 응답을 받지 못했다.
2주 후에 그 계약(트럼프 타워 개발)은 무산됐다.
그 계약은 통상적인 사업 제안일 뿐이었다"고 해명했다고 WP는 전했다.
코언은 또 WP에 보낸 해명에서 "'트럼프 모스크바' 제안은 단순히 트럼프 그룹이 검토해온 다른 개발 기회 중 하나였고, 결국 거부됐다"고 해명했다.
코언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입수한 이 이메일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가 대선 기간 사업상 유착관계였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WP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혐의를 조사 중인 미 의회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등은 지난 5월 코언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떠오른 이후 정보 제공과 증언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코언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장기 임대하는 방안을 우크라이나 국민투표에 부침으로써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명분을 주는 방안을 기획해 백악관에 전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WP 보도에 이어 러시아 출신 미국인 부동산 개발업자인 펠릭스 세이터가 코언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가운데 보다 적나라한 내용을 공개했다.
세이터는 이메일에서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 건설 계획과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푸틴을 이 프로그램에 끌어들일 것이며, 우리는 트럼프를 당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고 NYT는 전했다.
세이터는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지으면 트럼프의 정통한 협상기술을 부각하고, 트럼프 후보에게 정치적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 "한 남자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우리는 그것을 설계(engineer)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트럼프 타워 개발에 드는 재원과 관련, "러시아 VTB 은행과 파이낸싱을 준비했다"고도 했다.
VTB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당국으로부터 금융제재를 받는 러시아 금융기관이다. (워싱턴·뉴욕연합뉴스) 이승우 이귀원 특파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