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포커스]  페달 밟으면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맛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신차가 여럿 등장하면서 뜨거운 경쟁이 본격화됐다. 새 경쟁자가 나타나자 국내 소형 SUV 시장을 주름잡아온 쌍용자동차는 승부수를 띄웠다.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한 티볼리 아머가 그 주인공이다.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직접 고르는 기어 에디션도 추가로 내놨다.

최근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 디젤 모델을 타고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등 155㎞가량을 달렸다. 한층 세련된 디자인이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맞춤옷 같은 나만의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티볼리 아머 기어 에디션의 첫인상은 ‘다부지다’는 느낌이었다. 전면 범퍼 디자인을 개선하고 크롬 소재를 덧대 날카로운 이미지가 짙어졌다. 미식축구 보호구에서 영감을 받은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닛 정중앙에 붙은 빨간색 흰색 줄무늬와 색을 달리 한 지붕, 아웃사이드 미러 등은 도로에서 독특한 개성을 뽐냈다. 여러 가지 숫자 데칼 디자인도 입힐 수 있다. 이 밖에 스키드 플레이트(보호판), 뒤쪽 스포일러, 휠캡 등 디자인 요소를 조합하면 수십만 개의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운전석 문을 열자 조명이 티볼리 레터링을 바닥에 비췄다. 새롭게 적용된 갈색 인테리어 패키지는 고급스럽다. 스티어링휠에 달린 버튼 위치를 조작이 편리하도록 바꿨고 고휘도가스방전(HID) 헤드램프를 추가해 소비자 요구에 맞췄다.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앞으로 묵직하게 치고 나갔다. 주로 달리는 시속 40~110㎞ 속도에서 추진력에 부족함이 없다. 1.6L 디젤 엔진을 장착한 티볼리 아머의 성능은 최고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6㎏·m다. 다만 조금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그르르’하는 소음과 진동이 크게 들려서 신경이 쓰였다. 장착된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는 이따금 민첩하게 기어 변속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형 SUV답게 경제성은 높았다. 시승하는 동안 에어컨을 켜고 정체 구간에 갇혀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주행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급출발, 급정지도 했지만 연료 계기판 눈금은 두 칸만 내려갔다. 티볼리 아머의 복합 연비는 L당 13.9㎞다.

티볼리 아머 가격은 가솔린 1651만~2242만원, 디젤 2060만~2420만원이다. 기어 에디션의 가격은 가솔린 2195만원, 디젤 2400만원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