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CEO의 '상생 레터'… 네티즌들 "갓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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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어려움 본사도 공감…원재료값 15~30% 낮춥니다"
문창기 회장이 점주들에게 보낸 편지 '조용한 반향'
"최저임금 인상 부담 나누자"…2000명 점주가 '경영 선생님'
프랜차이즈 이익 나누기, 점주-직원-본사 '불변의 순서'
경영의 중심엔 늘 '상생'
가맹점 수익 지켜주기 위해 본사 손해도 감수할 각오
세무·노무·법무 서비스도
문창기 회장이 점주들에게 보낸 편지 '조용한 반향'
"최저임금 인상 부담 나누자"…2000명 점주가 '경영 선생님'
프랜차이즈 이익 나누기, 점주-직원-본사 '불변의 순서'
경영의 중심엔 늘 '상생'
가맹점 수익 지켜주기 위해 본사 손해도 감수할 각오
세무·노무·법무 서비스도
이디야커피의 ‘조용한 상생’이 화제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캐리커처)은 지난 25일 2319개 이디야커피 가맹점주들에게 자필 서명이 담긴 공문을 한 장 보냈다. 이디야커피 본사가 가맹점에 제공하는 일부 물품 가격을 인하한다는 내용이었다. 문 회장은 공문에서 “최근 최저임금 인상 등 점주님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마음속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진정한 상생을 실현하고자 원부재료 일부 품목의 매장가를 인하한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일부 가맹본부의 ‘폭리’와 ‘갑질’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디야커피가 점주들을 위한 상생 전략을 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선 ‘갓디야(god+이디야)’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2000명의 점주가 선생님이다”
이디야커피는 9월1일부터 종이컵 플라스틱컵 냅킨 등 일부 품목의 공급 가격을 15~30%가량 내린다. 재입찰을 통해 구매 가격을 낮췄고, 본사도 일정 부분 수익을 포기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도 부엌에서 사용하는 일부 용품의 납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디야커피의 상생 경영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는 상대적으로 적은 창업 비용, 월 25만원의 고정 로열티, 낮은 폐점률로 잘 알려져 있다. 인테리어 거품을 빼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30% 이상 개점 비용이 적고,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스타 마케팅도 없다.
문 회장은 평소 “이디야에는 2000명의 선생님이 있다”고 말해왔다. 출신, 직업, 살아온 인생이 전부 다른 가맹점주들이 모여 이디야를 이끌고 있는 만큼 가맹점주가 제1의 내부 고객이라는 뜻이다. 본사 소속 100여 명의 매장 슈퍼바이저들은 전국 이디야 매장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점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2015년에는 가맹점주와 직원들의 솔직한 제안을 듣는 소통 제도 ‘막뚫굽펴’도 도입했다. ‘막힌 데는 뚫고, 굽은 데는 펴자’는 뜻의 사내 제안제도다. 이 제도는 시행 22개월 만에 누적 제안 2000건을 돌파했다. 이 중 ‘가맹점주 자녀 캠퍼스 희망기금’, ‘전 임직원 현장동행 방문’ 등은 대표적인 사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맹점주 희망기금’은 대학 입학 자녀를 둔 가맹점주가 서류만 제출하면 200만원씩 지원해주는 제도다. 올해는 84명의 가맹점주와 자녀가 신청해 1억6800만원의 대학 입학 등록금을 받았다.
“추가 인하 품목 고민 중”
문 회장은 “프랜차이즈 이익의 극대화에는 불변의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점주-직원-본사’의 순서로 이익을 가져가야 하고, 이익 극대화의 주체는 점주들이어야 한다는 것.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며 깨달은 진리는 점주와 직원, 본사의 순서로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낮은 수익률로 가맹점주가 본사를 떠나버리면 결국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 위기가 온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이 본격 논의되자 점주들을 위해 본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에는 ‘상생을 위한 서비스 교육팀’을 신설한데 이어 법무 노무 세무팀도 9월 중순 신설하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건물주의 관계가 민감해지고 있고, 아르바이트 직원과 점주 간 갈등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가맹점주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본사가 비정기적이지만 꾸준히 납품 가격 인하를 추진해왔다”며 “이번 일이 특별한 이벤트나 이례적 지원으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앞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가맹점 납품 가격 낮추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주기 위해 본사가 수익을 수십억원까지 포기하는 것도 감수하고 있다”며 “추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품목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이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
프랜차이즈업계가 일부 가맹본부의 ‘폭리’와 ‘갑질’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디야커피가 점주들을 위한 상생 전략을 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선 ‘갓디야(god+이디야)’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2000명의 점주가 선생님이다”
이디야커피는 9월1일부터 종이컵 플라스틱컵 냅킨 등 일부 품목의 공급 가격을 15~30%가량 내린다. 재입찰을 통해 구매 가격을 낮췄고, 본사도 일정 부분 수익을 포기하기로 했다. 지난 7월에도 부엌에서 사용하는 일부 용품의 납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디야커피의 상생 경영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국내 최다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는 상대적으로 적은 창업 비용, 월 25만원의 고정 로열티, 낮은 폐점률로 잘 알려져 있다. 인테리어 거품을 빼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30% 이상 개점 비용이 적고,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스타 마케팅도 없다.
문 회장은 평소 “이디야에는 2000명의 선생님이 있다”고 말해왔다. 출신, 직업, 살아온 인생이 전부 다른 가맹점주들이 모여 이디야를 이끌고 있는 만큼 가맹점주가 제1의 내부 고객이라는 뜻이다. 본사 소속 100여 명의 매장 슈퍼바이저들은 전국 이디야 매장을 정기적으로 찾아가 점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2015년에는 가맹점주와 직원들의 솔직한 제안을 듣는 소통 제도 ‘막뚫굽펴’도 도입했다. ‘막힌 데는 뚫고, 굽은 데는 펴자’는 뜻의 사내 제안제도다. 이 제도는 시행 22개월 만에 누적 제안 2000건을 돌파했다. 이 중 ‘가맹점주 자녀 캠퍼스 희망기금’, ‘전 임직원 현장동행 방문’ 등은 대표적인 사내 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맹점주 희망기금’은 대학 입학 자녀를 둔 가맹점주가 서류만 제출하면 200만원씩 지원해주는 제도다. 올해는 84명의 가맹점주와 자녀가 신청해 1억6800만원의 대학 입학 등록금을 받았다.
“추가 인하 품목 고민 중”
문 회장은 “프랜차이즈 이익의 극대화에는 불변의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점주-직원-본사’의 순서로 이익을 가져가야 하고, 이익 극대화의 주체는 점주들이어야 한다는 것.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며 깨달은 진리는 점주와 직원, 본사의 순서로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낮은 수익률로 가맹점주가 본사를 떠나버리면 결국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 위기가 온다”고 강조했다.
문 회장은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 등이 본격 논의되자 점주들을 위해 본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난 1일에는 ‘상생을 위한 서비스 교육팀’을 신설한데 이어 법무 노무 세무팀도 9월 중순 신설하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건물주의 관계가 민감해지고 있고, 아르바이트 직원과 점주 간 갈등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가맹점주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본사가 비정기적이지만 꾸준히 납품 가격 인하를 추진해왔다”며 “이번 일이 특별한 이벤트나 이례적 지원으로 비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앞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가맹점 납품 가격 낮추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가맹점의 수익을 지켜주기 위해 본사가 수익을 수십억원까지 포기하는 것도 감수하고 있다”며 “추가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품목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이유정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