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세 뱅뱅 작년 흑자전환…13년째 매출 1000억대 올려
21세 잠뱅이도 인기 꾸준…한국인 체형 맞춤 디자인
◆소재 개발에 힘쓴 잠뱅이
가장 눈에 띄는 국산 브랜드는 잠뱅이다. 창립 21년 된 잠뱅이는 꾸준히 3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55억원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4월 상향 조정한 목표치(245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잠뱅이를 만든 제이앤드제이글로벌은 이달 초 전 직원에게 월급의 70%를 특별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패션 불황에 올린 성과였다.
잠뱅이는 제품 가격대가 7만~12만원대, 비싼 건 16만원대이지만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겨울에는 잘 늘어나는 기모 데님을, 여름엔 시원한 느낌을 주는 쿨맥스 데님을 내놓는 등 특화 상품 개발에 주력한 덕분이다. 데님이라는 소재 특성상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울 수밖에 없다는 불편함을 덜어주자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5년 전 처음 쿨맥스 데님을 내놨을 땐 전체 상품의 20%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여름철 상품의 80%를 이 소재로 만들었다.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년엔 24개였던 쿨맥스 상품 수를 올해 47개로 늘렸다.
박선영 제이앤드제이 마케팅팀장은 “올해는 매출 54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국민 청바지’ 뱅뱅
올해로 47년 된 토종 청바지 브랜드 뱅뱅은 매출 1위로 ‘국민 청바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146억원의 매출과 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전성기 매출만은 못하지만 청바지 시장의 강자 리바이스의 추락과 비교하면 선방이라는 평가다. 2011년 매출 1000억원이 넘었던 리바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대로 떨어졌다.
뱅뱅이 13년간 1000억원대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한국인 체형에 맞는 디자인과 홈쇼핑 등으로 판매를 다각화한 데 있다는 평가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스키니진, 워싱진, 롤업진 등도 만들지만 유행을 타지 않는 일자핏의 청바지, 색이 진한 기본 스타일의 청바지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잘 늘어나는 소재 때문에 다리가 짧고 허벅지가 굵은 사람이 편하게 입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인기 요인이다. 홈쇼핑 채널에선 뱅뱅 청바지 3벌을 6만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이 박형식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고 가격대를 낮춰 10~20대를 공략하는 한편, 체형을 가려주고 잘 늘어나는 제품으로 30~50대 소비자 입맛에 맞추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이 밖에 엠케이트렌드의 버커루도 지난해 78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토종 청바지 3사는 지난해에만 매출 합계 2000억원을 넘겼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