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이 예금 인출 사태로 위기에 빠진 러시아 최대 민영은행 오트크리티예(Otkritie)에 구제금융을 제공키로 결정했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9일 오트크리티예가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 은행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구제금융으로 러시아 중앙은행은 오트크리티예 지분 75%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1년여간 오트크리티예를 운영한 뒤 다른 주주들과 협의해 새 경영진을 지명할 계획이다.

오트크리티예는 자산 기준으로 지난 6월까지 러시아 최대 민영은행이었으며,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정한 ‘금융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10대 은행’에 포함됐다. 5월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재무구조 악화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전격 강등하자 예금자들이 앞다퉈 예금을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 6, 7월 두 달간 은행 전체 예금의 25%에 달하는 4330억루블(약 8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구제금융으로 ‘러시아판 리먼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막았지만 ‘대마불사’라는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