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과 메리츠화재가 ‘제4회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위험관리와 운용 수익률 제고’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해서다.

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2021년 도입되는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17)에 선제적으로 대비한 보험사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시형 보험부문 심사위원장은 “금리 변동성 심화와 회계기준 강화 등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 속에서도 기본기에 충실한 보험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선제적 위험관리

생명보험부문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이 외국계 보험사로는 최초로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자산운용 수익률 4.11%를 기록해 A등급을 받았다. 새롭게 도입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각 보험사가 장기 자산 투자비중을 늘리면서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한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을 비롯해 교보생명, KDB생명, 삼성생명 등 4곳만 4%대 수익률을 유지했다. 특히 푸르덴셜생명은 자산과 부채의 잔존만기 일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도입된 ‘듀레이션갭’ 등 위험관리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전년에 비해 약진했다는 평가다. 손영진 푸르덴셜생명 자산운용본부장은 “단기 수익에 급급하지 않고 금리가 높은 시절 장기 채권 투자를 꾸준히 유지해온 것이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통의 강호인 교보생명은 운용체계, 리스크관리체계, 해외 및 대체투자 현황 등을 평가하는 정성평가에서 60점 만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4.21%)과 3년 평균 운용수익률(4.48%)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신용시장 리스크와 듀레이션갭 등 위험관리 항목에서 B등급을 받아 푸르덴셜생명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메리츠화재, 수익률 두각

손해보험부문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등과 경쟁 끝에 대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 4.49%를 기록, 3%대에 머문 다른 보험사들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3년 평균 운용수익률(A), 부실자산비율(A), 듀레이션갭(A) 등 운용수익률과 리스크관리 항목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부동산 및 대체투자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듀레이션갭을 축소하기 위해 해외 장기채권 투자를 꾸준히 늘려온 점도 가점을 받았다.

채권 위주의 보수적 자산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이 3.05%까지 떨어지면서 메리츠화재에 밀렸다. 부실자산비율(A), 듀레이션갭(A) 등 위험관리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수익률 격차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화손해보험의 약진도 이번 한국기금·자산운용대상에서 눈에 띄는 점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자산운용수익률 4.04%, 3년 평균 수익률 4.12%를 기록해 각각 A등급을 받았다.

정성평가에서도 운용체계(A)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심사엔 생명보험사 14곳, 손해보험사 9곳 등 총 23개 보험사가 참여해 경합을 벌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