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덴트, 거래재개 첫날 두 배 급등…정우성·이정재 투자 효과?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디지털 방송장비 제조사 비덴트가 거래 재개 후 급등했다. 유명 연예인이 투자자로 참여한 자금조달 공시와 회사의 비트코인 거래소(빗썸) 지분 가치가 주목받으며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31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를 재개한 비덴트는 시초가 대비 920원(11.18%) 오른 9150원에 마감했다. 비덴트는 지난 3월24일 이후 상장폐지 사유(감사의견 한정)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 정지 당시 종가는 4115원이다. 이날 시초가는 종가의 두 배인 8230원에 형성됐다. 장 초반 시초가 대비 28.18% 오른 1만550원을 찍으며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다시 썼다.

주가가 오른 것은 장 개장 전 공시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비덴트는 최대주주인 비트갤럭시아1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또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14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전환사채 발행 대상을 보면 비덴트 관계사 (주)비티씨코리아닷컴이 20억원 규모로 CB에 투자한다. 비티씨코리아닷컴은 비트코인 거래소 빗썸을 운영하는 업체로, 비덴트가 11.1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근 빗썸의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비덴트의 지분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덴트 CB에 영화배우 정우성 씨(왼쪽)와 이정재 씨(오른쪽)가 10억원씩 투자한 점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덴트는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보고서 외부감사 결과 ‘한정’ 의견을 받았지만 재감사에서 재무제표를 수정하면서 이달 들어 다시 ‘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된 것으로 보고 이날부터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뚜렷한 모멘텀 없이 자금조달 공시 후 주가가 급등한 데 의문점이 남아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