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S. has been talking to North Korea, and paying them extortion money, for 25 years. Talking is not the answer! (미국은 북한과 대화해 왔다고. 터무니 없는 돈을 쏟아부어 줬다고. 25년 동안이나. 대화는 답이 아니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에 올린 트윗이다. 북한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루라도 트위터를 안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가시가 돋을 것”이란 국내 누리꾼들의 예상은 역시 빗나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늘 누리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언뜻 보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과격하다. 하지만 그가 트위터에 올리는 내용의 패턴을 자세히 보면 정말 철저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정치 100단’임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오늘날 SNS 정치의 최첨단이다. 문체를 보면 누군가 대신 써 주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의 계정 이름대로 ‘진짜 도널드 트럼프(Real Donald Trump)’다. 전 세계 누리꾼들의 욕을 한 몸에 받는다 해도, 그는 절대 ‘트위터 정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쉽다. 어렵고 현학적인 단어를 쓰지 않는다.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이라면 누구든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금방 알 수 있다. 140글자를 초과하지 않는 트위터의 특성에 맞게 메시지 역시 짧다. 짧은 만큼 명쾌하다. 말투 역시 경어체가 아니라 반말에 가깝다. 때로는 비속어도 서슴지 않고 쓴다. 그래서 기억에 잘 남는다.

글쓰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고민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 것이다. 간결하고 쉽게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말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것도 매일 몇 건씩 올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관급 이하 실무진 대신 스스로 ‘행동대장’을 자처하고 있다. 실무진 입장에선 하기 어려운 직설적 메시지를 트위터를 통해 날린다. 대통령이란 지위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정 선을 넘진 않는다. 상징적 첨병으로 나서는 대신, 나머지는 실무진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다. 시스템을 믿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과는 달리 “북한 문제 대처는 외교적 해법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을 것(We’re never out of diplomatic solutions)”이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두 사람이 엇박자를 내는 듯하지만 실은 정반대인 것이다. 매티스 장관의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했다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한국 입장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모두 상대하기가 너무나도 벅찬 인물들이다. 두 사람 다 당대 최고라 할 정도로 뛰어난 전략가고, 필요하다면 기꺼이 ‘미치광이’가 되거나 되는 척 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코리아 패싱(한국이 한반도의 외교·안보 문제에서 소외되는 현상)’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