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2형 발사 이틀만에 '도발 대응'…美 공세적 전략무기 운용 신호
공군 "F-35B 4대·B1-B 2대·F-15K 4대 첫 연합작전"
미국, 북한 도발 대응 B-1B·F-35B 편대 한꺼번에 한반도 전개
미국이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도발에 대응해 31일 오후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2대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4대를 한꺼번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B-1B 폭격기와 F-35B 전투기 편대가 동시에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처음으로, 미국이 전략무기를 공세적으로 운용하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신호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군은 이날 "한미 공군은 오늘 오후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에 강력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 항공차단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반도에 전개된 B-1B와 F-35B는 각각 2대, 4대로, 우리 공군 F-15K 4대와 연합 비행훈련을 하고 강원도 필승사격장 상공에서 공대지 실사격훈련을 했다.

한미 양국 폭격기와 전투기는 MK-84, MK-82, GBU-32 등의 폭탄을 투하하며 정밀 타격 능력을 배양했다.

B-1B와 F-35B 편대는 각각 괌 앤더슨 공군기지와 일본 이와쿠니(岩國) 미 해병기지에서 출격했다.

미군 공중급유기 KC-135 '스트래토탱커'도 작전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B-1B와 F-35B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한 것은 북한이 지난 29일 화성-12형 발사를 감행한 지 이틀만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B-1B와 F-35B의 한반도 전개를 시작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순차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B-1B와 F-35B 편대의 한반도 전개 계획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무소속 서영교 의원의 발언으로 일부 공개됐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췄다.

최대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

한 번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2천파운드급 MK-84 폭탄 24발, 500파운드급 MK-82 폭탄 84발, 2천파운드급 GBU-31 유도폭탄 24발 등을 탑재한다.

B-52,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차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는 F-35B는 공중, 지상, 해상의 적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전천후 전투기다.

스텔스 성능이 뛰어나 적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F-35B의 길이와 폭은 각각 15.7m, 10.7m이고 최고속도는 마하 1.6, 항속거리(이륙 이후 연료 소진 시점까지 비행거리)는 2천200여㎞다.

탐지거리 500㎞의 베라 레이더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적 레이더기지 파괴용 정밀유도활강폭탄(SDB) 등을 탑재해 표적을 효과적으로 파괴한다.

F-35B는 우리 공군이 도입할 예정인 F-35의 기본형 F-35A에 헬기와 같은 수직 이착륙 기능을 더한 기종으로, 해병대 강습상륙함과 같이 항공모함보다 작은 함정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

공군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F-35A 40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작전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 F-35A는 유사시 북한 상공으로 들어가 핵·미사일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킬체인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B-1B와 F-35B 외에도 핵추진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다양한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순차적으로 전개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철 공군 작전사령관(중장)은 "우리 공군은 완벽한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도발하더라도 완벽하게 응징해 뼈저린 후회와 극복할 수 없는 공포심을 남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