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2조5천억원 늘어…개인 신용대출은 1년 만에 최대 폭 증가
"묶이기 전에 받자" 8월 주담대 급증… 신용대출도 대폭 늘어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받기 어려워지기 전에 막차타기 수요가 몰리면서 8월 주택담보대출이 약 2조5천억원 늘었다.

개인 신용대출도 1년 만에 최대폭 증가하는 등 주택담보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은행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9조13억원을 기록, 전월 말(366조5천359억원) 대비 2조4천654억원 증가했다.

8월 증가 규모는 지난 6월(2조7천486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크다.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정부 부동산 대책이 본격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지난달 3일부터 투기지역(서울 11개구, 세종시) 6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모두 40%로 강화됐다.

지난달 23일부터는 투기과열지구(서울 14개구, 과천시)도 LTV·DTI가 40%로 강화됐고, 투기지역 내에서는 가구당 1건 주택담보대출만 받을 수 있게 됐다.

8월 개인신용대출과 개인 사업자 대출도 많이 증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93조9천188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3천899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2조379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증가규모다.

여기에 지난 7월 27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까지 포함하면 8월 개인신용대출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 만에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1조4천억원을 넘어 섰다.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192조5천822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천140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2조3천938억원)과 6월(2조3천166억원)에 이어 올해 3번째로 큰 증가 폭이다.

금융권에서는 투기지역은 부동산대책 발표 후 바로 대출규제가 적용되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부족분을 개인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대출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분석한다.

집을 살 때 신용대출 활용은 LTV 회피 목적으로 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은행에서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부채 급증세는 지난달 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본격 시작됐고,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도 금융당국에서 사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LTV·DTI 기준이 강화된 이후인 지난달 23∼25일 5대 은행에 접수된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하루 평균 1천635건으로, 지난달 1∼3일 신청 건수 평균(3천70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1일 간부회의에서 신용대출과 개인 사업자 대출 급증을 두고 "대출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대출은 현장점검 등을 통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대출규제가 본격 시행됐고 가계부채 대책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어서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