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대규모 개편을 통해 새로 내놓은 장외 채권거래 시스템 ‘K본드’가 서비스 초기 참여자들의 불만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1일 K본드를 이용해 처음 채권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일부 기능상 오류와 속도 문제로 큰 불편을 겪었다.

한 증권사 채권 중개인(브로커)은 “1 대 1 대화창이 제대로 열리지 않거나 대화창의 스크롤 고정 기능이 오작동하는 문제 등으로 불만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수백 명이 참여하는 일부 단체 대화창의 경우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오전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K본드는 월 거래량 400조원에 달하는 국내 장외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인터넷 대화창을 중심으로 호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기존 시스템인 ‘프리본드’의 트래픽 과부하를 해소하기 위해 서버를 확충하고 부가 기능을 확대해 최근 서비스에 들어갔다. 1999년 이후 국내 장외 채권거래의 90%를 차지했던 ‘야후 메신저’의 서비스 중단(2014년)으로 급증한 프리본드 이용자를 수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 7월31일 첫 서비스 공개 30분 만에 트래픽 오류로 문을 닫은 것을 시작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투협 프리본드와 K본드는 국내 전체 채권거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장외시장 핵심 인프라로, 잦은 오류는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지난 1일 이용자 PC 환경 차이로 인한 문제들과 몇몇 기능상 오류를 확인하고 곧 바로잡는 작업을 거쳤다”며 “호평을 받고 있는 새 기능들도 많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익숙해지면 불만도 잦아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