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검색 사이트 스카이스캐너. 연휴 시작일인 9월30일 김포를 출발해 10월8일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 70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항공권 검색 사이트 스카이스캐너. 연휴 시작일인 9월30일 김포를 출발해 10월8일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 70만원대를 웃돌고 있다.
개천절과 한글날이 낀 '추석 황금연휴'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권 예약률이 크게 치솟고 있다.

올 추석은 개천절로 인한 대체 공휴일(10월6일)과 추석연휴(10월3~5일), 주말이 이어지는 덕에 하루만(10월2일) 휴가를 내면 최장 열흘 동안 연휴를 누리게 된다.

이 때문에 벌써 김포-제주 구간 항공권이 60만원을 웃도는 데다 이 마저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등 휴가지 항공권 구하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연휴기간인 9월30~10월9일 터키 이스탄불 노선 예약률은 99%까지 치솟았다. 스페인 마드리드는 97%, 바르셀로나는 91%로 예약률이 90%를 넘었다.

항공업계에선 보통 예약률이 70%를 넘으면 높은 것으로 본다.

대한항공의 유럽 전체 예약률은 84% 수준이다. 호주·뉴질랜드·괌·사이판 등 대양주는 94%까지 올라 표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고, 일본·중국·동남아 노선도 72∼75%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전체 노선 예약률이 8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미주 89%, 대양주 89%, 유럽 87%, 동남아 85%, 일본 83%, 중국 73% 등 대부분 지역이 80%를 넘겼다.

특히 9월29일 출발하는 인천-사이판 노선은 예약률이 100%로 이미 다 찼고, 파리, 타이페이도 각각 99.8%와 99.1%를 기록해 사실상 표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추석연휴는 최장 10일 간 이어지기 때문에 미주, 유럽, 대양주 등 장거리 노선의 예약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동남아 휴양지도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예약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장거리 노선인 미주, 유럽, 대양주 등이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진에어는 추석연휴 기간 노선 예약률이 미주(괌, 사이판) 93%, 미주(하와이) 89%, 동남아 87%, 중국 85%, 일본 83% 등 모두 80%를 넘겼다.

제주항공도 하노이와 코타키나발루는 만석에 가까운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방콕과 괌, 사이판 등은 90% 안팎의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예약률이 이미 크게 오른 데다 추석연휴가 다가오면서 수요가 갑작스럽게 몰리자 김포-제주 구간 항공권이 60만원대를 웃도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직장인 이상호 씨(43·노원구) "제주도가 고향인데 이번 추석 때 귀향하는 표를 구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라며 "웃돈을 주고라도 여수 등을 경유하는 비행기 표라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일본, 필리핀, 홍콩, 마카오 등 상대적으로 근거리에 있는 곳들은 여전히 예약률이 70%대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