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 항공사가 세계 항공사 ‘정시율 평가’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정시율은 항공기가 정해진 시간 안에 출발·도착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다.

4일 영국 항공조사업체 OAG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정시율 평가에서 각각 112위(64.9%)와 122위(60.7%)를 기록했다. 6월보다 각각 9.6%포인트와 11.0%포인트 하락했다. 순위 역시 전달(75위, 93위)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OAG는 매달 세계 항공사의 정시율을 평가해 1위부터 순위를 공개하고 있다. 보통 예정된 시간에서 15분 이내를 정시로 인정한다. 정시율은 항공사의 항공기 점검, 승무원의 비행 준비, 공항 사정 등이 영향을 미친다. 악천우 등 기상 상황도 정시 운항 여부를 좌우한다. 예측 불가능한 돌발 변수가 있지만 업계에서는 항공사의 운송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정시율 하락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항으로 항공기가 집중되는 데다 완벽한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항공기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에어차이나(136위), 하이난항공(139위) 등 중국 항공사도 하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 노선 운항이 감소한 상황에서 단순히 중국 탓만 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노선이 많은 일본항공(88.5%·10위)과 에어아시아(65.2%·109위) 등은 국내 항공사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