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 태광그룹 3개 재단 이사장 맡는다
GS그룹 오너가(家)인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67·사진)이 태광그룹의 교육·학술 관련 재단 이사장을 맡는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큰누나인 경훈씨의 남편인 허 전 부회장이 투병 중인 이 전 회장을 대신해 태광그룹 경영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재계에선 보고 있다.

태광그룹은 4일 허 전 부회장을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과 일주학술문화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 등 3개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허 신임 이사장은 태광그룹 모기업인 태광산업 고문도 함께 맡는다. 그는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막내(8남)아들로 허창수 GS그룹 회장(69)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로는 삼촌이다.

19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해 LG유통 사장과 GS리테일 사장·부회장을 지냈다. 2005년 출범한 GS리테일을 편의점 업계 선도 회사로 키워 2011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키는 등 GS그룹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태광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뛰어난 경영수완을 갖춘 허 이사장에게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태광그룹은 2011년 이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고 간암 치료 등으로 경영에서 손을 뗀 뒤 매출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는 등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 체제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섬유·화학 중심이던 사업구조를 금융(흥국화재)·미디어(티브로드) 등으로 확장했으나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대규모 신규 투자를 멈춘 상태다.

2011년 4조원에 달한 태광산업 매출은 지난해 2조6700억원까지 감소했다. 태광그룹 재단 이사장이자 태광산업 대표이사를 맡았던 심재혁 태광산업 부회장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두 개 자리에서 동시에 물러났다. 태광산업은 전문경영인인 홍현민 부사장 단독 대표체제로 경영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