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4일 대림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현장조사를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집단 조사가 이뤄진 것은 하림그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이날 오전 대림산업 대림코퍼레이션 등 대림그룹 계열사 현장 조사에 나서 자료를 확보했다. 대림산업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며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산업 지분 21.6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회사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이준용 명예회장(79)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49)이 최대주주로 지분 52.26%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산업을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대림코퍼레이션은 1994년 설립된 비상장사다. 대림산업 등의 계열사에 물류·정보기술(IT) 서비스를 제공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 회사가 올 상반기 계열사를 대상으로 올린 매출 규모는 4899억원에 이른다.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1조5402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80%에 달한다.

김 위원장이 과거 소장을 맡았던 경제개혁연구소는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12월 발표한 ‘회사기회 유용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 증식 보고서’에서 이 부회장을 대기업 총수 일가 중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가장 많은 이익(6142억원)을 얻은 사례로 꼽았다. 이 명예회장은 4949억원으로 2위였다.

공정위는 올 상반기 이뤄진 45개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해 법 위반 혐의가 높은 기업집단 조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하림그룹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혐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김홍국 회장(60)이 5년 전 장남 김준영 씨(25)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 지분 100%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부당 지원 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김익환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