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대표작 ‘절규’는 인간의 내면적 불안을 캔버스에 담아낸 역작으로 꼽힌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비명을 지르는 인물 뒤로 특유의 휘몰아치는 핏빛 하늘이 묘사돼 있다. 앞사람이 비명을 지르는데도 뒤에 서 있는 두 명은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강 위의 배와 멀리 교회의 탑도 고요하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가운데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떠는 인간의 내면을 대변한다고 할까.
뭉크는 이 그림의 액자 뒷면에 ‘나는 두 친구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중략)/친구들은 계속 걸어갔지만 나는 불안으로 몸을 떨며 서 있었다/자연 속에서 거대한 절규가 들려왔다’고 적었다.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미국 억만장자 리언 블랙은 2012년 이 그림을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1억1990만달러(약 1353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