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3일 강행한 6차 핵실험 결과를 놓고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는 게 북한 주장이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궁금증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북한이 폭발 실험을 한 게 수소폭탄이 맞는지 여부다. 원자폭탄인지 이보다 100배 이상 위력이 강한 수소폭탄인지 분간할 수 있는 대표적 방법은 인공지진이다. 일반적으로 인공지진 규모가 6 이상이면 폭발력이 100㏏(1㏏=TNT 1000t) 이상으로 볼 수 있어 수소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이번 인공지진 규모를 6.1 이상으로 본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의 분석을 따르자면 수소탄일 확률이 높아진다. 반면 5.7로 판단한 한국 기상청 분석대로라면 수소탄이라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전문가마다 수소탄 폭발력의 하한선을 50㏏, 100㏏, 1Mt(1000㏏) 등으로 다양하게 보고 있어 폭발력만으로 수소탄인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우리 군당국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진보다 확실한 분별법은 핵폭발 이후 나오는 물질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인공지진 판단이 초진이라면 방사능 및 비활성기체를 탐지하는 건 정밀검진에 해당한다. 문제는 그 정밀검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이 5차 핵실험 때까지 보여줬듯 지하 핵실험을 하면 밖으로 나오는 물질이 거의 없는 데다 수소폭탄이 터지면 나오는 헬륨가스가 분출된다 하더라도 공기보다 가벼워 공중으로 날아가 북한에서 300㎞ 이상 떨어져 있는 한국 등에서 관측하기 어렵다. 다른 방사성 물질인 제논과 크립톤, 세슘 등은 핵실험이 있었다는 증거가 될 뿐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구별하는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인공지진 규모와 배출되는 방사성 물질 등으로 추정은 해볼 수 있지만 핵실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제3의 장소에서 수소탄과 원자탄을 분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소탄 실험을 했다는 북한 주장을 믿는다면 다음 제기되는 의문은 핵탄두 소형화 여부다. 다시 말해 북한이 수소탄 탄두를 ICBM 같은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게 만들 수 있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600~750㎏ 정도면 북한의 ICBM급 미사일인 화성-14에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지난 3일 공개한 수소탄 크기라면 그 무게에 부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그 수소탄을 실제로 실험에 썼는지는 북한 외에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지막 궁금증은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풍계리의 2번 갱도가 무너졌느냐다. 현재로선 갱도 붕괴가 있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3일 중국 지진국에 이어 4일 미국 지질조사국도 핵실험 장소 주변에서 2차 지진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갱도 붕괴가 있었는데 방사성 물질이 중국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 핵시설의 차폐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수소탄을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북한 핵과 미사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