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채도 한국경제신문] "설득력 없는 스펙 내세우기보단 공감가는 자신의 스토리 담아라"
입사지원서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작성하기 어려운 내용이 바로 입사 동기다. 단지 은행 직원의 친절함에 감동했다거나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에 반해서 지원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자신의 전공이나 취미나 적성 같은 것을 소재로 삼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어문학 전공자가 금융회사를 희망한다면 상경계열 전공자는 아니지만 어문학 전공자로서 뛰어난 상담 능력을 개발해 최고의 파이낸싱 어드바이저가 되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한다면 어떨까? 상담 교육을 이수하는 등 자신의 노력을 보여주고, 테샛 등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 금상첨화다.

두 번째로 중요한 내용은 직무에 대한 역량이다. 많은 구직자가 직무라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 직무라고 하면 시장에 제품을 알리는 일과 관련된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실제 신입사원이 돼 마케팅 부서에 배치되면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매출이나 고객 증감 등 판매 통계치를 매일 취합하고 그것을 상사가 한눈에 알 수 있게끔 엑셀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기본 업무다.

수치를 꼼꼼히 다룰 줄 알고 거기서 유의미한 시사점을 잘 추출해낸다거나 또는 엑셀 등의 문서작업을 누구보다 잘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전략이다.

관련 대내외 활동을 꾸준히 해온 부분이 있다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해당 직무를 위한 준비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의외로 어렵다.

셋째는 지원자의 장단점을 묻는 질문이다. 이때도 직무나 업종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만일 본인이 수다를 떨어야만 스트레스가 풀리는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상담이나 영업관련 직무에 적합하다. 물론 수다로만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묵한 스타일보다 직무 체질에 강점을 지닌 지원자에게 아무래도 유리하다. 2016년 하반기 두산 자소서의 경우 입사 후 자신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지를 묻는 질문이 제시됐다.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직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장단점을 접목시켜보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분석을 통한 접근이다. 즉 산업이나 시장에서 현안이 되는 이슈를 발굴해서 그것을 소재로 자신의 어떤 장점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잘 떠오르지 않지만 경제신문이나 온라인 검색 등을 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현안이 산재해 있다. 그것도 부족하면 도서관에 가서 관련 산업의 잡지라도 뒤져보면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노력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완성도보다는 분명한 인과관계에 초점을 두고 논리를 만들어야 설득력이 있는 지원서가 된다. 실제로 자기만의 스토리를 말하려면 이슈를 잘 설정해야 한다.

흥미로운 자소서라는 것은 결국 설득력 없는 스펙보다는 공감이 가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의미한다.

도움말= 이재호 < 《나만의 콘텐츠로 원하는 회사 바로간다》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