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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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통해 강도 높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시중은행 창구에선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한층 어려워졌다.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각각 40%로 제한된다. 서울 11개 구 등 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은 가구당 1건만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새로운 대출규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대출 한도는 크게 줄었다. 대출 수요자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주택담보대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은행 대출 전략] 격차 벌어진 변동·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아직은 변동금리가 유리
◆상승한 고정금리, 하락한 변동금리

최근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오르고, 변동금리는 떨어져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금리 인상을 고려해 고정금리 대출에 관심을 두던 사람들도 낮은 변동금리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및 고정금리를 살펴보니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8월17일 기준 평균 연 3.39~4.55%를 나타냈다. 7월 말 연 3.31~4.47%에 비해 0.08%포인트씩 올랐다.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받기 어려운 마당에 이자 부담까지 커졌다. 이렇게 고정금리가 오른 이유는 고정혼합형 대출상품의 기준이 되는 5년짜리 금융채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원화 채권을 매도하면서 채권 금리가 상승했다는 게 은행 관계자 설명이다. AAA등급의 만기 5년짜리 금융채 금리는 7월 말 연 2.15%에서 지난달 연 2.23%로 상승했다.

변동금리는 평균 연 2.97~4.14%로 전달보다 적게는 0.01%포인트에서 많게는 0.03%포인트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금리가 전달보다 0.01%포인트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최대 0.6%P 차, 아직은 변동금리로

올 들어 금리 차이는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0.53~0.63%P)과 신한은행(0.26~0.46%P)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변동, 고정금리 차이는 올초보다 2배가량 더 벌어졌다.

3년 이내에 자금을 갚을 계획이라면 변동금리를, 3년 이상이면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게 정석이다. 이렇게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고정금리 상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시중은행 대출창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90% 가까이 차지했는데 지난달에는 변동금리 대출도 30%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일단 변동금리로 빌린 다음 본격적인 금리 상승 구간에 접어들 때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추천했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0.4%포인트 정도 낮은 데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변경할 땐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낮아진 대출 한도 늘리려면

새로운 대출규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연봉 6000만원인 직장인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8억원짜리 집을 살 경우(20년 분할상환, 연 3.5% 금리 기준) 대출 가능액은 종전 4억3000만원에서 3억2000만원(LTV·DTI 40% 적용)으로 확 줄어든다. 다주택자는 LTV·DTI 30%를 적용받아 2억4000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 부동산금융 전문가들은 대출 한도를 늘리려면 우선 대출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으라고 조언했다. 또 일시상환이나 원금 분할상환 대신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을 선택해도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