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대출] "중신용자 환영"… 저축은행 중금리 상품 '고객몰이'
저축은행들이 연 6~20% 수준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은행으로 가기엔 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연 20% 후반대에 이르는 대부업계 대출은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중금리 대출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 상품은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대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핀테크(금융기술)를 활용해 은행 대출 거절 고객과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하는 젊은 소비자 가운데 우량 고객을 선별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사이다의 대출금리는 연 6.9~13.5%다. 평균 적용 금리는 연 9.9% 수준이다. 대출 한도는 국내 모바일 전용 대출상품 중에서 가장 큰 3000만원이다. 앱(응용프로그램)만 설치하면 무방문·무서류로 당일 대출이 가능하다.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 설계도 인기 요인이다. 사이다는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취급수수료 등 대출 실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일절 없다. 대출은 최소 50만원부터 10만원 단위로 최대 3000만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도 2015년 12월 출시 이후 이달까지 누적 대출금액이 1900억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대 대출 한도는 5000만원, 금리는 연 12~19.9% 수준이다. OK저축은행도 중금리 대출을 강화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내놓은 ‘중금리OK론’ 대출금리는 연 9.5~18.9%, 최대 대출 가능금액은 5000만원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창구를 방문한 고객 중 신용 평점과 소득 수준이 중금리OK론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모든 고객에게 자동으로 해당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웰컴저축은행의 ‘텐대출’(연 8.9~19.9%)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상품 고객을 분석해보면 중신용자 비율이 전체 대출자의 60~70%에 달한다”며 “과거에는 연 20%대 고금리로 대출을 이용해야 했던 이 구간의 신용자들이 저축은행에서 연 10%대 중금리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금리 대출 상품을 활용하려는 소비자는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저축은행을 통해 공급하고 있는 ‘사잇돌 대출 2’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국 30개 저축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잇돌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16%대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잇돌 2대출은 6~8등급의 저신용도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며 “정책상품과 회사들이 내놓은 개별 상품을 비교하면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대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