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더리] 동심의 경계…"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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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동심'
어른들의 '동심'
동심이 사는 곳 '창신동 완구거리'
어른들의 '동심'
동심이 사는 곳 '창신동 완구거리'
[tab title="아이들의 완구거리"]
#영상 아이들과 어른들의 완구거리
서울 동대문을 지나다보면 한쪽 골목에 보이는 '완구거리' 현수막. 국내 최대 문구 완구 도매시장이라는 수식어에 비해 아쉽다. 주말이었다면 발디딜 틈 없이 붐볐겠지만 지난 1일 평일 오전은 한산했다.
점포마다 알록달록하고 아기자기한 장난감들로 눈길을 끈다. 걷다보면 보이는 거대한 곰과 고릴라 동상. 그 옆 완구점 '승진완구'의 대표이사 송동호(61) 씨는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번영회'의 회장이기도하다.
송 씨에게 창신동은 38년의 희노애락이 담긴 곳이다. 그동안 IMF 등의 숱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완구시장은 꾸준히 호황을 누렸다.
송 씨는 그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잖아요." 어떤 상황에서든 자녀에게만큼은 아낌없이 주고 싶은 것이 '부모'들의 마음. 그리고 단 몇 천원이 아쉬운 부모들에게 창신동 상가의 저렴한 도매가격은 독보적 매력이었다. 대형마트가 즐비한 서울에서 창신동 완구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적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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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 title="어른들의 완구거리"] 창신동 완구가게는 대부분 도매다. 소매상을 거치지 않으니 저렴하다. 게다가 승진완구를 비롯한 120개 점포는 장난감 뿐만 이날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구, 팬시제품도 취급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완구 말고도 부모나 어른도 좋아할 제품이 많다는게 장점이다.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창신동 완구거리인 셈이다. 송 대표는 그래서 이 곳을 '동심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조카 선물을 사러 처음 왔다는 김 모씨(29·여자).
도매시장에서는 '뽀로로'나 '코코몽', '타요'같이 브랜드 있는 장난감도 싼 값에 살 수 있으니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들도 부담이 적다.
동심과 반대편에 어른들의 갈등,
창신동의 '문구완구번영회'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에 불만이 많다. 완구거리를 보존하고, 더 발전시켜 달라고 여러번 건의를 했다. 거리 곳곳에 깔린 캐릭터 보도블럭이나 대형 곰과 고릴라 조형물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다.
다만 종로구에서 지정한 '관광특구'라 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가령 매주 물밀듯 쏟아지는 손님들에 비해 변변한 공공화장실이 없고,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창신동은 '재개발 촉진지구'로 묶여있다. 언제 부수고 새로 지을지 모를 공간이라 투자와 개발은 미미했다. 8년간 번영회의 회장을 도맡아온 송 씨는 "관광특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완구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창신동 완구거리를 관할하는 종로구청은 두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첫째는 공간. 시장 방문객들을 위해 주차타워를 건립하려해도 이미 골목마다 건물이 촘촘히 들어선 완구거리 인근엔 여유 부지가 없다.
둘째는 주민들간의 합의다. 문구완구 번영회와 그 외 창신동 주민들 사이에 의견차이가 있는 이상 공공시설물을 쉽게 설치할 수 없다. 공공화장실도 그렇다. 위생이나 미관상의 문제로 집 앞 공공 화장실을 반기지 않는 탓이다. 종로구청은 대신 기존 건물 내부 화장실을 공공화장실로 활용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송 씨는 '북한어린이 장난감 보내기 운동본부'를 차렸다. 어린이와 장난감이 통일의 기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송 씨는 "북한 이외의 좋은 문화를 경험한 아이들이 성장하면, 김정은의 사상에서 벗어나 통일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5월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두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남북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아직 장난감을 보내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말미에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송 씨는 기대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북한에도, 그리고 통일에도 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친구와 함께 완구거리에 들른 장혜란(18.여) 학생은 "이 거리가 어른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바운더리(boundary) ? ① 경계 ② 경계선,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책임= 김민성, 연구= 문승호 한경닷컴 기자 w_moon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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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la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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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아이들과 어른들의 완구거리
"역 앞 선술집들이 빠져나간 빈 자리에 문구시장이 들어선 것이 시작이었죠."
송 씨에게 창신동은 38년의 희노애락이 담긴 곳이다. 그동안 IMF 등의 숱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완구시장은 꾸준히 호황을 누렸다.
송 씨는 그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잖아요." 어떤 상황에서든 자녀에게만큼은 아낌없이 주고 싶은 것이 '부모'들의 마음. 그리고 단 몇 천원이 아쉬운 부모들에게 창신동 상가의 저렴한 도매가격은 독보적 매력이었다. 대형마트가 즐비한 서울에서 창신동 완구시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적 이유다.
상단의 '어른들의 완구거리' 탭을 터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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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 title="어른들의 완구거리"] 창신동 완구가게는 대부분 도매다. 소매상을 거치지 않으니 저렴하다. 게다가 승진완구를 비롯한 120개 점포는 장난감 뿐만 이날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구, 팬시제품도 취급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완구 말고도 부모나 어른도 좋아할 제품이 많다는게 장점이다.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창신동 완구거리인 셈이다. 송 대표는 그래서 이 곳을 '동심 천국'이라고 표현했다.
조카 선물을 사러 처음 왔다는 김 모씨(29·여자).
"생각보다 고급스러운 장난감이 많아서 놀랐어요. 똑같은 유명 브랜드 제품도 굉장히 저렴해서 마음이 가볍습니다".
도매시장에서는 '뽀로로'나 '코코몽', '타요'같이 브랜드 있는 장난감도 싼 값에 살 수 있으니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들도 부담이 적다.
동심과 반대편에 어른들의 갈등,
"대한민국 중심 상권에 있으면서도 가장 낙후된 곳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창신동의 '문구완구번영회'는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에 불만이 많다. 완구거리를 보존하고, 더 발전시켜 달라고 여러번 건의를 했다. 거리 곳곳에 깔린 캐릭터 보도블럭이나 대형 곰과 고릴라 조형물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다.
다만 종로구에서 지정한 '관광특구'라 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가령 매주 물밀듯 쏟아지는 손님들에 비해 변변한 공공화장실이 없고,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창신동은 '재개발 촉진지구'로 묶여있다. 언제 부수고 새로 지을지 모를 공간이라 투자와 개발은 미미했다. 8년간 번영회의 회장을 도맡아온 송 씨는 "관광특구라는 이름에 걸맞게 완구시장이 발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창신동 완구거리를 관할하는 종로구청은 두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첫째는 공간. 시장 방문객들을 위해 주차타워를 건립하려해도 이미 골목마다 건물이 촘촘히 들어선 완구거리 인근엔 여유 부지가 없다.
둘째는 주민들간의 합의다. 문구완구 번영회와 그 외 창신동 주민들 사이에 의견차이가 있는 이상 공공시설물을 쉽게 설치할 수 없다. 공공화장실도 그렇다. 위생이나 미관상의 문제로 집 앞 공공 화장실을 반기지 않는 탓이다. 종로구청은 대신 기존 건물 내부 화장실을 공공화장실로 활용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한의 장난감으로 북한 아이들이 주체사상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최근 송 씨는 '북한어린이 장난감 보내기 운동본부'를 차렸다. 어린이와 장난감이 통일의 기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송 씨는 "북한 이외의 좋은 문화를 경험한 아이들이 성장하면, 김정은의 사상에서 벗어나 통일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 5월에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두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남북 관계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아직 장난감을 보내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 정부 말미에는 가능하지 않겠냐"고 송 씨는 기대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북한에도, 그리고 통일에도 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친구와 함께 완구거리에 들른 장혜란(18.여) 학생은 "이 거리가 어른들의 동심을 지켜주는 공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바운더리(boundary) ? ① 경계 ② 경계선,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책임= 김민성, 연구= 문승호 한경닷컴 기자 w_moon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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