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출범후 첫 4강대사 전원 '非외교관'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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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외교관 불신? 외교부 개혁 의중 반영?…외교부 '술렁'
신임 주(駐) 러시아대사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5일 내정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보내는 첫 4강(미·중·일·러) 주재 대사는 전원 비(非) 외교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와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는 학자 출신이고,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와 우윤근 내정자는 정치인 출신이다.
4명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니며, 대통령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권 출범 후 대통령이 처음 임명한 미중일러 주재 대사에 '커리어 외교관'으로 불리는 직업 외교관료 출신이 전면 배제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북핵과 동북아 역내 평화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4강과의 관계를 책임 있게 풀 정무적 역량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그에 가장 적합한 인사를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부 안팎에서는 직업 외교관 출신 배제에는 문 대통령과 정권 핵심 인사들의 외교부와 직업 외교관에 대한 불신과 외교부 개혁 의지, 주요 재외공관과의 '직보체계 구축' 등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대사 출신 전직 외교관은 "대통령이 재외공관-외교부를 거쳐서 오는 보고가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해당 대사나 외교부의 이해에 따라 침소봉대 또는 축소 보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주요국 대사에 측근 인사를 보냄으로써 사실상의 '직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가 내정 발표 직후 언론에 소감을 표하면서 "양국 정상 간에 정직한 메신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전직 외교관은 "대사관의 보고가 사실을 그대로 전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로 외교의 전문성이 없는 대사가 자기 판단만으로 상황을 판단해 잘못 보고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4강대사 인사를 지켜본 외교부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앞으로 이뤄질 타 재외공관 인사에서도 비 외교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진입하고, 기존 외교부 간부들은 희망하는 임지로 발령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일부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에 대한 불신감이 4강 대사 인사에서 느껴진다"며 "꼭 외교부 출신이 대사로서 더 잘할 수 있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사는 나라의 대표로서 수많은 자리에 서야 하는 만큼 비 외교관 출신을 대거 기용한다면 영어 실력 등 자질에 대한 충실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지난달 30일 발표된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와 이수훈 주일대사 내정자는 학자 출신이고, 노영민 주중대사 내정자와 우윤근 내정자는 정치인 출신이다.
4명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 아니며, 대통령 측근 그룹으로 분류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권 출범 후 대통령이 처음 임명한 미중일러 주재 대사에 '커리어 외교관'으로 불리는 직업 외교관료 출신이 전면 배제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 북핵과 동북아 역내 평화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공유하고 4강과의 관계를 책임 있게 풀 정무적 역량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그에 가장 적합한 인사를 발탁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외교부 안팎에서는 직업 외교관 출신 배제에는 문 대통령과 정권 핵심 인사들의 외교부와 직업 외교관에 대한 불신과 외교부 개혁 의지, 주요 재외공관과의 '직보체계 구축' 등의 뜻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대사 출신 전직 외교관은 "대통령이 재외공관-외교부를 거쳐서 오는 보고가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해당 대사나 외교부의 이해에 따라 침소봉대 또는 축소 보고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며 "주요국 대사에 측근 인사를 보냄으로써 사실상의 '직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윤제 주미대사 내정자가 내정 발표 직후 언론에 소감을 표하면서 "양국 정상 간에 정직한 메신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전직 외교관은 "대사관의 보고가 사실을 그대로 전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로 외교의 전문성이 없는 대사가 자기 판단만으로 상황을 판단해 잘못 보고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4강대사 인사를 지켜본 외교부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앞으로 이뤄질 타 재외공관 인사에서도 비 외교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진입하고, 기존 외교부 간부들은 희망하는 임지로 발령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일부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에 대한 불신감이 4강 대사 인사에서 느껴진다"며 "꼭 외교부 출신이 대사로서 더 잘할 수 있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사는 나라의 대표로서 수많은 자리에 서야 하는 만큼 비 외교관 출신을 대거 기용한다면 영어 실력 등 자질에 대한 충실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