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 선익시스템이 오는 20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상장을 계기로 중국 시장 공략에도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진입장벽 높은 안정적 사업구조
박재규 선익시스템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해 2014년 세계 최초로 6세대 OLED 증착장비 개발에 성공할 만큼 기술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전 세계에서 6세대 OLED 증착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선익시스템과 일본 도키 단 두 곳뿐”이라는 설명이다.
6세대 OLED 증착장비는 크기가 6세대 이상급(1850㎜×1500㎜)인 OLED 패널에 유기물질을 증착, 기기 해상도를 결정하는 공정을 수행한다. 대형 OLED 패널을 활용하면 한 번에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효율적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기술이다.
선익시스템 장비는 스마트폰, 노트북 패널,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제품, 스마트워치 등 고해상도 모바일 제품 생산에 활용된다. 이 회사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경북 구미 E5 공장에 6세대 OLED 증착장비 공급을 마쳤다.
박 회장은 “현재는 LG디스플레이에 선익시스템과 도키가 함께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올해 말 두 회사 제품의 비교 평가 결과에 따라선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건설 중인 경기 파주 공장에 7조8000억원 규모의 OLED 관련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광저우에도 1조8000억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박 회장은 “선익시스템은 15년 이상 OLED 증착장비를 개발해오면서 50여 곳의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등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또 “후발주자들이 6세대 OLED 증착장비를 제조하려면 앞으로 3~5년의 시간이 더 걸릴 만큼 높은 진입장벽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선익시스템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개발(R&D)용 등 소형 증착장비는 85%, 중형 증착장비는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 본격화
중국 기업들의 6세대 OLED 증착장비 수요 증가도 선익시스템에는 호재다. 6세대보다 작은 패널 양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조만간 6세대 OLED 증착장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경쟁사인 도키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장비 발주부터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20% 이상 짧다”며 “OLED 투자를 늘리는 중국과 대만 기업 중 상당수가 선익시스템 장비를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 141개 장비를 납품한 경험도 중국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가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납품에 집중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의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기 어렵다는 사실도 유리한 요인으로 꼽았다.
선익시스템은 올 상반기에 매출 718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올렸다. 최근 6년간(2011~2016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34%를 기록했다.
선익시스템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7000~4만4000원으로 7일 확정될 예정이다. 공모 수량은 187만5000주로 이 중 62만5000주는 최대주주인 동아엘텍이 보유한 지분의 구주 매출이다. 예상 공모 규모는 694억~825억원.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은 오는 11~12일이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