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약세로 디스플레이 관련 종목이 휘청이고 있다. 하지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종목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OLED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패널 제조사와 부품회사들에 일감이 쏟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장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는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50원(0.96%) 내린 3만6050원에 장을 마쳤다. 에스에프에이는 정보기술(IT)업종에 대한 투자열풍에 힘입어 지난 6월8일 4만7750원까지 올랐다. 이후 조정에 들어가 고점보다 24.5% 하락했다. AP시스템, 비아트론 등 비슷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3개월간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들 종목의 주가 하락은 LCD 시황이 악화된 데 영향을 받았다. KB증권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가격은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2% 이상 하락했다.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5.8%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공장 증설로 LCD 공급이 늘어난 데다 TV 조립회사들의 재고 부족도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선 디스플레이주 약세가 장기간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CLSA는 아이폰8 등 휘어지는(플렉시블) OLED를 필요로 하는 IT 기기가 급증하면서 OLED 시장은 연평균(2016~2019년) 45%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LSA는 OLED 생산장비 수요도 덩달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LSA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비아트론, 코오롱인더스트리를 OLED 시장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았다. 삼성디스플레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과 LG디스플레이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격차를 따라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CLSA의 설명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