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관철동 본사에서 열린 교원더오름 출범식에서 직접판매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교원그룹 제공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서울 관철동 본사에서 열린 교원더오름 출범식에서 직접판매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교원그룹 제공
학습지 ‘빨간펜’ ‘구몬학습’으로 잘 알려진 교원그룹이 직접판매(네트워크 판매) 사업에 진출한다. 직접판매를 담당할 계열사 교원더오름을 설립하고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 교원그룹의 양대 사업인 학습지와 생할가전은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방문판매가 기반이다. 30여 년간 방문판매로 쌓은 영업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산이다. 국내 방문판매업체가 직접판매를 하는 것은 웅진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은 6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우리가 가장 잘하는 분야를 응용하기로 했다”며 “지난 2년간 신사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3년 내 암웨이와 경쟁”

교원그룹은 지난 5일 서울 관철동 본사에서 임직원과 회원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원더오름 출범식을 열었다. 교원더오름은 높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회원들이 직접 판매해 수익을 나누는 직접판매기업이다. ‘더오름 패밀리’ 제휴 서비스를 통해 생활가전을 구매하면 추가 포인트를 준다. 사업자로 등록하면 판매 및 조직관리에 따라 수당이 증가하고 직급에 따른 보너스도 지급하는 식이다.

교원더오름은 회원 모집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5000명을 모았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판매하는 제품은 ‘웰네이처’ ‘에스룸’ ‘아토클래식 Rx’ 등 화장품과 보디용품 ‘웰메이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웰씨드’ 등이다. 제품군은 차례로 늘릴 계획이다.

장 회장은 “기존 생활가전 렌털과 함께 신규 직접판매 등 생활문화 부문에 힘을 실어줄 생각”이라며 “3년 안에 국내 직접판매시장 1, 2위인 암웨이, 애터미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판매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교원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꼼꼼한 스킨십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출판사 영업사원의 ‘꿈’

교원그룹의 모태는 1985년 서울 인사동에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중앙교육연구원이다. 장 회장은 웅진출판사의 학습지 방문판매사원 출신이다. 타고난 영업력으로 1년 만에 전국 판매왕 자리에 올랐다. 학습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장 회장은 독립해 승부수를 던졌다. 학습지에 문제와 해설, 요점 정리를 모두 수록하는 당시로선 획기적인 구성의 ‘빨간펜’과 ‘구몬학습지’는 1990년대 국내 학습지업계를 평정했다.

학습지의 성공을 발판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혔다. 2000년부터 전국에 부동산을 매입해 호텔을 지었고 2002년 정수기와 비데 등 생활가전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엔 상조회사 교원라이프를 세웠다. 장 회장이 웅진 출신인 데다 사업군이 웅진그룹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두 회사는 줄곧 비교돼 왔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국민 1000만 명(누적)과 인연을 맺으며 사업을 키웠다”며 “학습지를 팔던 초심으로 돌아가 소비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