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6일 오전 4시12분

[기업 리모델링] 사상 최대 실적 넘보지만…그룹 구조조정 우려 남은 코스모신소재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코스모신소재가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넘보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힘입어 ‘환골탈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한창인 코스모그룹의 유동성 지원에 동원될 것이란 불안감은 여전하다. 최근 1년여간 두 차례 매물로 나온 데다 계열사 자금조달에 회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서다.

◆반기 만에 지난해 이익 뛰어넘어

코스모신소재는 올 상반기 14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50억원)을 뛰어넘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모신소재의 올해 매출은 28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9%,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92% 증가할 전망이다.

고강도 구조조정이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모신소재는 2014년 적자에 허덕이던 오디오·비디오테이프 사업에서 손을 떼고 2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과 전자기기용 기능성필름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새로 짰다. 지난해 10월엔 충주 사원주택 부지를 매물로 내놨다. 계약금 47억원을 받은 데 이어 오는 12월 잔금 430억원이 들어온다.

주식시장의 평가도 바뀌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종가 기준)는 6일 1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210.1% 상승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체질 개선이 끝났고 양극활물질과 기능성필름도 수주를 늘리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활물질 생산설비가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부터 실적이 더욱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자금조달 동원 가능성

코스모신소재가 코스모그룹의 자금 조달줄로 활용될 것이란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최대주주인 코스모화학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1년여간 두 차례 코스모신소재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는 무산됐지만 언제든 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에 코스모그룹은 이 회사 대신 지난 6월 코스모화학과 허 회장이 갖고 있던 마루망코리아 지분 전량을 매각해 706억원을 조달했다.

코스모화학은 지난해 9월 계열사 코스모앤컴퍼니가 금융권에서 80억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보유 중인 코스모신소재 주식 587만4946주 가운데 430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지난 3월엔 이 회사 주식 28만주를 교환대상으로 내놓고 14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하기도 했다. 코스모신소재 주가가 뛰고 있어 이 회사 주식을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코스모그룹은 2015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모펀드(PEF)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SG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았다. 이들이 출자해 세운 PEF인 코스모턴어라운드가 그룹의 핵심인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와 코스모화학 지분 30.2%를 쥐고 있다. 코스모그룹을 일궈온 허경수 회장은 코스모턴어라운드 조성 당시 전체 출자금 800억원 중 250억원을 투입했다. 코스모화학 지분은 4.4%를 갖고 있다.

PEF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자산 매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모화학 인천공장 매각과 서울 서초구 본사사옥에 대한 세일즈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통해 총 1031억원을 확보했다. 마루망코리아 매각에 이어 지난달 코스모화학 코발트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하는 등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