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행정수도 세종' 헌법에 명시할 수 있게 개헌특위 참여 등 국민지지 이끌어내겠다"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5주년과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신도심) 착공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 7월 세종시 연기면 세종호수공원 중앙광장에서 열렸다. 세종시는 2012년 7월1일 정부 직할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출범했다. 이에 앞서 2007년 7월 착공한 행정중심복합도시에는 10년 새 40개 행정기관과 1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차례로 입주했다. 공무원과 연구원은 1만8000여 명에 달한다. 초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지냈고 2대 세종시장을 맡으며 행정수도 기틀을 마련 중인 이춘희 세종시장(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수도를 둘러싼 논의를 마무리하려면 헌법 조문에 행정수도를 명시하고, 국민 뜻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속 이전, 총리실 독립 청사 건립, 총리실 직속·산하기관 동반 입주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춘희 시장과 일문일답.

▷세종시 개헌 문제가 뜨겁습니다.

“현재 국민, 국회, 대통령까지 모두가 내년 6월이 개헌의 최적기라고 생각합니다. 국회 개헌특위는 내년 3월 개헌안 마련과 국회의결(내년 5월), 국민투표(내년 6월)라는 로드맵을 마련했습니다. 세종시도 내년 개헌 시 ‘행정수도(首都) 규정’을 담아 청와대·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하반기부터 본격 진행될 개헌 논의와 대국민 여론조사에 대비해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내는 일에 주력하겠습니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소속 정당을 구별하지 않고, 개헌특위 위원을 직접 만나 ‘행정수도 개헌’을 건의하고, 개헌특위에 참석해 행정수도 추진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지방분권도 함께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요.

“지방분권은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행정권, 자치복지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지방분권은 지금이 골든타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해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의 수직적 분권화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지방자치 역량을 키우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종시는 면적과 인구 규모가 적정하고, 광역과 기초사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단층제 조직으로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자치분권 시범도시 운영에 적합합니다.”

▷세종시 주도로 세계행정도시연합(WACA)이 결성됐습니다. 의미는.

“세종시는 지난 6월 말레이시아 푸트라자야, 터키 앙카라, 브라질 브라질리아, 캐나다 오타와, 호주 캔버라 등 세계 8개 행정도시와 WACA를 결성했습니다. WACA는 앞으로 도시개발 경험을 공유·교류하고 각 도시 간 주요 당면 과제에 대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세종시는 이 행사로 세계적인 행정도시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기반을 마련, 행정수도 기반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종시에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면서요.

“우리 시의 자랑거리로 세종호수공원,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세종호수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로 축구장 62개를 붙여놓은 크기에 매 주말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통령기록관은 국내 최초 대통령기록물 전용시설로 한국 역대 대통령의 국정 기록과 통치 자료를 한곳에 모아 ‘대한민국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립세종도서관은 마치 세종대왕이 커다란 책을 펼쳐 놓은 듯한 중후한 풍경이 자랑거리입니다.”

▷민선 6기 3년을 되돌아본다면요.

“시 출범 당시 10만여 명이던 인구가 26만여 명으로 증가하는 등 세종시는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낳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노력 중입니다. 세종시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82명으로, 전국 평균 1.17명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종국가산업단지 조성, 국립행정대학원 설립, KAIST 융합 의·과학대학원 유치 등을 통해 자족도시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