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7일 열린 제22회 산업경쟁력포럼에서 토론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효과 극대화를 위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환 대한스키지도자연맹 교육본부장, 곽대희 미국 미시간대 스포츠매니지먼트 교수,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학과 교수, 송강영 동서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이원재 대한체육회 국제위원회 위원,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 원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7일 열린 제22회 산업경쟁력포럼에서 토론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효과 극대화를 위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환 대한스키지도자연맹 교육본부장, 곽대희 미국 미시간대 스포츠매니지먼트 교수,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학과 교수, 송강영 동서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이원재 대한체육회 국제위원회 위원,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 원장.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파생효과가 큰 스포츠이벤트 시장을 양
적, 질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포츠제도를 총체적으로 정비해 일반인의 참여도를 높이고 이를 아마추어 대회 참가, 프로 이벤트 관람으로 연결시키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학과 교수는 7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제22회 산업경쟁력포럼에서 ‘평창올림픽과 스포츠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강 교수는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만큼 올림픽 유산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과업”이라며 “하지만 정부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유산 개발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누구나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바라지만 성공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메달 획득으로 상위권 진입, 경기장 사후 활용 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진정한 성공은 올림픽 한국이 동계스포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 통해 스포츠선진국 도약”

국가미래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 포럼에서 강 교수는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은 유산 개발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서울올림픽이 한국을 스포츠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된 것처럼 평창올림픽은 한국의 동계스포츠 저변이 확대되고 스포츠 용품, 인력, 시설운영, 관광 등 파생시장이 성장하는 선순환 고리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사람들이 스포츠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관람하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는 “스포츠선진국에선 일반인도 체계화된 아마추어 대회에 참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정부와 학교, 통합체육회가 함께 스포츠대회와 선수 육성 체계를 정비한다면 평창올림픽으로 인해 촉발된 국민의 관심이 스포츠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 참여도 높여 스포츠시장 활성화”

토론자로 나선 이원재 대한체육회 국제위원회 위원은 국내 최대 동계종목 스포츠이벤트인 전국동계체육대회(동계체전)를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이 위원은 “동계체전에는 관람자 집단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평창올림픽의 유산이 매년 열리는 동계체전이라는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대희 미국 미시간대 스포츠매니지먼트 교수는 미국의 아이스하키 활성화 사례를 들었다. 곽 교수는 “아이스하키도 한때 보디체킹(몸싸움)으로 인한 부상 위험과 장거리 이동 등의 문제로 부모들이 기피하면서 유소년 선수층이 약화된 적이 있었다”며 “이때 12세 미만 하키 경기는 지역별 근거리 개최, 바디체킹 전면 금지 등의 제도 개선으로 부모와 아이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박영옥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장은 동계스포츠 보급 확대를 통한 스포츠용품 산업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동계스포츠인구를 현재 100만 명 수준에서 3억 명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며 “동계올림픽 개최를 중국 스포츠산업 발전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10여 년 전 인라인스케이트 붐이 일었지만 지금은 타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인기 있는 고가의 자전거가 언제 전기자전거로 흐름이 바뀔지 모른다”며 “국내 스포츠용품기업 성장을 위해 시장 수요와 종목별 변화상을 면밀하게 파악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