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분쟁 휘말린 연기 안나는 불판 '자이글'
냄새나 연기가 적어 가정용 고기 구이 기구로 연 매출 1000억원대를 올린 자이글(주)·(사진)에 특허침해 소송이 제기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이글 측은 최근 유진물산 대표 최모씨로부터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당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지식재산권 관련 사건을 맡는 제63민사부(부장판사 이규홍)에 배당됐다.

특허분쟁 휘말린 연기 안나는 불판 '자이글'
최씨 측은 자이글이 자신이 발명한 특허를 원천적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씨는 2005년 ‘하향 방열식 세라믹 전기 구이 장치’라는 기술을 발명해 특허를 받았다. 음식물을 밑에 두고 위에서 원적외선을 쏴 익히는 방식의 고기 구이 장치다. 최씨 측은 자이글에 지금까지 만든 생산품을 모두 폐기하고 2억원을 배상해 달라고 청구했다.

자이글 측은 터무니없는 소송이라는 입장이다. 자이글은 2009년 출원한 ‘양방향 가열 조리기’ 특허를 갖고 있다. 위에서 열로 고기를 굽는 동시에 아래 불판에서도 열을 발생해 양쪽으로 조리하는 방식이다. 자이글은 특허 요약 설명서에 “가열 시간을 단축해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씨 측 특허가 ‘위에서만 쏘는’ 일방향이라면 자이글 측 특허는 ‘양방향’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자이글 측 관계자는 “자이글은 현재 국내외에서 600여 개 특허가 있을 만큼 자체 기술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며 “특허 침해 소지가 전혀 없는 다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이글이 인기를 얻으니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한다”며 “뒤늦게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건 의도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씨 측 변호인은 “자이글이 원천 기술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 기술은 모두 침해”라며 “법정에서 자이글이 어떻게 특허 기술을 침해했는지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뒤늦은 소송에 대해선 모르고 있다가 지인의 제보로 뒤늦게 알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