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중국 따돌려라…원천기술에 사활 건 '조선 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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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로열티 2조 아끼자
GTT가 독점한 LNG저장탱크 한국형 설계기술로 국산화 눈앞
'심장' 장악 나선 현대중공업
'힘센엔진' 40여국에 수출…대형 선박엔진 시장에 도전장
특허 사용료 받는 대우조선
연료공급장치·PRS 기술 개발…관련 특허만 80건 넘어
GTT가 독점한 LNG저장탱크 한국형 설계기술로 국산화 눈앞
'심장' 장악 나선 현대중공업
'힘센엔진' 40여국에 수출…대형 선박엔진 시장에 도전장
특허 사용료 받는 대우조선
연료공급장치·PRS 기술 개발…관련 특허만 80건 넘어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조선·해양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에 나섰다. 기존 수익원인 LNG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축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한국형 LNG저장탱크(KC-1)를 처음 탑재한 LNG운반선 2척의 공정을 90% 마무리하고 내년 초 발주처인 SK해운에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이 2015년 4500억원에 수주한 이 선박은 핵심 설비인 저장탱크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LNG 운송을 위해서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액화시켜 밀폐된 탱크에 저장해야 하는데 이 기술은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가 독점해왔다.
그동안 삼성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LNG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도 선박 건조로 벌어들인 수익의 50%를 GTT에 로열티로 지급했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GTT에 지급한 로열티만 2조원이 넘는다. 삼성이 이번에 건조하는 선박이 정상 운행에 성공하면 이 돈을 아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심장인 엔진 분야에서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해 원천기술 수출(라이선스 사업화)까지 앞두고 있다. 10년 연구 끝에 2010년 개발한 중형급 ‘힘센엔진’으로 선박엔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독일 만디젤을 제친 것. 힘센엔진은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돼 중형 엔진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28%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누적 판매량도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만800대를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은 7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 등과 4억달러를 투자해 내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체 개발한 선박엔진 공장을 짓기로 합의, 원천기술까지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은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엔진에 들어가는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를 독자 개발해 만디젤로부터 특허료를 받고 있다. 또 천연가스 운송 중 기화된 연료를 모아 다시 재액화시키는 기술(PRS)을 개발했다. 두 기술과 관련해 등록한 특허만 80건이 넘는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지난달 프랑스 대형 선사인 CMA CGM이 발주한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중국 업체에 뺏기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전에서도 중국에 밀리면서 업계에선 조립 건조 위주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선박 건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에만 몰입한 나머지 스마트선박이나 수소연료전지 선박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는 유럽이나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원천기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한국형 LNG저장탱크(KC-1)를 처음 탑재한 LNG운반선 2척의 공정을 90% 마무리하고 내년 초 발주처인 SK해운에 인도할 예정이다. 삼성이 2015년 4500억원에 수주한 이 선박은 핵심 설비인 저장탱크를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LNG 운송을 위해서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로 액화시켜 밀폐된 탱크에 저장해야 하는데 이 기술은 프랑스 엔지니어링업체 GTT가 독점해왔다.
그동안 삼성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LNG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도 선박 건조로 벌어들인 수익의 50%를 GTT에 로열티로 지급했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GTT에 지급한 로열티만 2조원이 넘는다. 삼성이 이번에 건조하는 선박이 정상 운행에 성공하면 이 돈을 아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의 심장인 엔진 분야에서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국산화에 성공해 원천기술 수출(라이선스 사업화)까지 앞두고 있다. 10년 연구 끝에 2010년 개발한 중형급 ‘힘센엔진’으로 선박엔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독일 만디젤을 제친 것. 힘센엔진은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돼 중형 엔진분야에서는 시장점유율 28%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누적 판매량도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만800대를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은 7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 등과 4억달러를 투자해 내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체 개발한 선박엔진 공장을 짓기로 합의, 원천기술까지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은 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엔진에 들어가는 고압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를 독자 개발해 만디젤로부터 특허료를 받고 있다. 또 천연가스 운송 중 기화된 연료를 모아 다시 재액화시키는 기술(PRS)을 개발했다. 두 기술과 관련해 등록한 특허만 80건이 넘는다.
국내 조선업계에선 지난달 프랑스 대형 선사인 CMA CGM이 발주한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계약을 중국 업체에 뺏기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전에서도 중국에 밀리면서 업계에선 조립 건조 위주의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차세대 선박 건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국내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에만 몰입한 나머지 스마트선박이나 수소연료전지 선박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는 유럽이나 일본에 뒤처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원천기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