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일 정상회담 결과 전해…"아베, 강도높은 문제제기 아니었다"
"강제징용 문제, 한일관계 우선순위 돼서는 안된다는 공감대 있어"
문 대통령 "강제징용, 재판 중 사안"… 아베 "이미 해결된 문제"
지난 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쪽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가 해결됐다고) 이야기했고, 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재판부가 그 부분에 대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합리적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아베 총리가 강도 높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가져가자, 셔틀 외교 하자, 한·미·일 정상회담을 할 테니 오셨으면 좋겠다, 그 이전이라도 일본을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 부분이 일본 언론에 공개됐는데, (정상회담에서는) 이 문제가 한일관계의 우선순위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과거사 문제와 별도로 미래지향적 관계설정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과거사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날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라고만 밝히고 과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자 문제에 대해 "양국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자 개인이 상대회사에 가지는 민사적 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 한국의 헌재나 대법원의 판례"라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를 포함한 일본 정치권과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이미 해결된 사안이라며 반발해 왔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일본 극우언론인 후지뉴스네트워크의 오보에 대해 "언급할 가치도 없으며, 언급하는 자체도 불쾌하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또 "외교를 하는 데 있어서 외교적 언어와 언사가 있다.

대부분의 나라는 프로토콜에 따라서 한다"며 "(일본 외무성이) 오보라고 했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외국 언론에서 나오는 것이 유쾌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후지뉴스네트워크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대해 "북한에 대화를 구걸하듯 한다.

거지 같다"며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일 한국대사관은 일본 외무성과 접촉해 오보임을 확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