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박성진·김명수 잇달아 청문회…파이널 청문 라운드

자유한국당이 일주일 만에 국회 보이콧 방침을 사실상 철회함에 따라 파행을 빚어온 정기국회가 11일부터 정상화될 전망이다.

다만 한국당이 원내 강경 투쟁으로 선회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비롯해 주중 줄줄이 예정된 대정부질문과 인사청문 등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오히려 전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0일에도 양보없는 샅바 싸움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장외 투쟁을 명분없는 보이콧으로 규정하며 국회 복귀에 앞선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복귀 자체는 환영하지만 명분없는 보이콧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국회에 복귀했으면 당연히 할 일을 해야지 또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는 보이콧의 연장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반면 전날 저녁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복귀 방침을 정한 한국당은 언론 자유 수호, 퍼주기식 포퓰리즘 반대 등을 내세워 대여 투쟁 의지를 다졌다.

정용기 원내 대변인은 "보수 우파 정당으로서 국가 안보를 확실히 하는 데 최우선을 둘 것"이라며 "언론자유 문제와 권력에 의한 방송 장악, 퍼주기식 포퓰리즘 등을 시장 경제에 반한다는 측면에서 집중 견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모두 한국당의 복귀에 환영 방침을 밝히면서 '발목잡기 야당'이 아닌 확실한 대안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사안별로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반대할 부분은 강력한 야권연대로 맞서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당장 11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이 높은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가 여야의 첫 승부처다.

여권에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일단 표결을 강행할 방침이지만, 김 후보자의 경우 그간 이념 편향성 등을 이유로 야권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던 데다 최근에는 군 동성애 결정과 관련해 기독교계의 반발까지 거센 상황이어서 통과를 자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미 반대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온 데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마저 기독교 여론을 의식하고 있어 정상적 표결이 진행될 경우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임명동의안 부결시 새 정부 출범 직후 첫 인사 부결 사태로 기록되며 여권으로서도 초반 국정 운영에 장애를 만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야권 역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에 압도적으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부결시 후폭풍이나 역효과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정당별로 막판까지 치열한 수싸움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12~13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등 줄줄이 이어지는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도 여야의 진검 승부가 예상된다.

박 후보자의 경우 '뉴라이트 사관' 등을 문제 삼아 여권 내에서조차 물밑 기류가 심상치 않은 데다 대표적 진보 성향 법조인인 김 후보자를 놓고는 야당에서 '코드 인사'를 이유로 반대를 공언하고 있어 험로가 불가피하다.

11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을 두고서도 여야 모두 한층 화력을 높일 태세다.

정권교체로 공수가 바뀐 후 처음 열리는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이전 정부 실정을 부각하며 적폐 청산의 필요성을 강도 높게 주장할 방침이다.

반면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번 정부의 인사 실패를 비롯해 증세 등 포퓰리즘 이슈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한국당이 향후 원내 투쟁의 핵심 추진 과제로 내세운 민주당의 이른바 '언론장악 문건'을 둘러싼 국정조사 여부도 또 다른 정국의 뇌관이다.

민주당은 워크숍을 앞두고 만들어진 실무 차원의 문건이라며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고 국민의당 역시 한국당의 주장이 과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반면 보수야당인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의 언론장악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국조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