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선 저렴한 수입 양념 불고기를, 대형마트에선 고급 한우를.’

추석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선물세트 예약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백화점에선 수십만원대 고급 선물세트 대신 5만원 미만의 ‘저가형’과 가격 거품을 뺀 ‘실속형’의 판매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에서 최근 한 달간(8월8일~9월7일) 팔린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했다. 스페인산 돼지고기 선물세트, 아일랜드산 크랩 세트, 수입 양념 불고기 등 수입 제품이 많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 수를 360여 개로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

반면 이마트에선 10만원 넘는 고가 선물세트 판매증가율이 251.5%에 달했다.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7일까지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5만원 이하 증가율(237%)을 뛰어넘었다. 축산(380%) 수산(653%) 인삼·버섯(604%) 등 고가 상품 판매가 고루 증가했다. 48만원짜리 ‘피코크 설성목장 한우세트 1호’, 한 상자에 12만원 안팎 하는 ‘피코크 황제사과’ 등이 인기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땐 저가 상품에 대한 대량 구매가 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추석과 올해 설 명절 선물세트 판매 땐 10만원 이상 상품이 각각 10% 넘게 감소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