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올해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이 두 자릿수 인상될 수 있도록 외주비를 1000억원 늘리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포스코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는 외주사 노사 대표들로 구성된 ‘포스코 사내하청 상생협의회’가 요청한 외주비 인상 요구를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1000억원을 증액했다. 또 앞으로 3년간 외주비를 점진적으로 추가로 올려 외주사 직원의 소득 증가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하청을 아우르는 노사화합과 상생협력의 전형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형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스코의 외주업체는 모두 100여 곳으로 사내 조경, 청소, 경비 등을 맡고 있다.

전체 외주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이 가능하도록 금액을 늘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상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내 외주업체 직원 1만5000여 명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외주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흡수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나온 대안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교섭을 회사 측에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포스코에는 노동조합에 해당하는 노경협의회가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반기 경영실적이 양호한 데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어서 직원들의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포스코 노사가 사회적 양극화 해소에 앞장서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